박형준 부산시장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 중인 세계적인 미술관 프랑스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천시가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 의사를 밝히면서 국내 지자체끼리 경쟁을 벌여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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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퐁피두센터 모습. 2층에는 도서관, 4~5층에는 유명한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이 있다. 국제신문 DB |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유럽으로 출장을 간 유정복 시장이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퐁피두센터 로랑 르봉 관장을 만나 인천에 분관을 설치해줄 것을 요청했다. 유 시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을 분관 예정지로 거론했으며, 르봉 관장은 협력을 논의하게 돼 기쁘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이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를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퐁피두센터를 포함한 프랑스 3대 미술관 분관 유치 의지를 드러내며 이를 위한 타당성 분석 용역을 추진했다. 당시에는 인천공항공사 차원에서 시도한 것이지만 이번에는 시장이 직접 나선 것이어서 유치 의지의 무게가 달라졌다.
퐁피두센터는 근·현대미술관과 공공도서관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루브르·오르세와 함께 ‘파리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퐁피두는 2015년 스페인 말라가의 첫 분관 설치 이후 2017년 중국 상하이, 2018년 벨기에 브뤼셀 등에 해외 분관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시가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 의사를 밝히면서 부산시는 비상이 걸렸다.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는 올 초 박 시장이 직접 나설 정도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주요 사업이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정부가 ‘이건희 미술관’ 후보지를 서울로 확정하자 부산에도 세계적인 미술관을 유치하겠다며 퐁피두센터 분관을 공략 대상으로 정했다. 이에 지난 1월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르봉 관장을 만났을 때 부산 분관 설립과 국제 교류 전시회 개최, 우호 협력 사업 추진 등을 제안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 이후 지난 6월에도 박 시장이 다시 한번 파리를 찾아 양측의 협력을 재확인했으며, 퐁피두센터 실무단이 하반기 내 부산을 방문해 실무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프랑스 현지 사정으로 실무단의 방문이 미뤄지면서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를 위한 협상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가 유치 의사를 밝히면서 부산과 2파전 구도가 형성되며 상황이 더욱 녹록지 않게 됐다.
특히 지난 10개월 동안 퐁피두센터 유치에 대한 시의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내년 예산안에 ‘세계적인 미술관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 비용으로 1억5000만 원을 배정하고 미술관 유치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지만 이는 퐁피두센터를 포함한 해외 유명 미술관 유치 전략에 관한 것이어서 다소 내용이 추상적이다. 또 퐁피두센터의 해외 분관은 유치 도시에서 부지와 건축 등 막대한 예산을 부담하고 있기에 실제 유치 의지가 있다면 예산안이 포함된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어야 하나 부산시는 용역 결과에 따라 예산 등을 반영하겠단 입장이다. 시 김기환 문화체육국장은 “퐁피두센터와 계속 협의를 하고 있으며,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국제 교류 전시 추진 등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