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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교육 현장에서] 현실화 된 디지털수업, 교육격차 심화 부메랑…지도자가 나침반 돼야

이미선 부산시교육연수원장

  • 이미선 부산시교육연수원장
  •  |   입력 : 2022-11-14 19:17:04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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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자니 너무 멀리 와 버렸고, 포기하자니 아까운 11월. 11월은 열두 달 중 가장 스산한 달이지만 올해는 유독 더 그렇다. 젊은이들을 어이없이 잃고, 말할 수 없는 분노와 깊은 슬픔에 빠진 요즈음은 길도 오아시스도 잘 보이지 않는 사막을 건너는 느낌이다.

어렵고 힘들 때 우리를 지탱해주는 힘은 건강한 자존감과 사랑이다.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믿음과 사랑은 건강하게 살아가는 밑거름이 되기에, 답답하고 혼란스러울수록 ‘아름다운 풍경’이 되는 어른이 필요하다. 학교는 바로 이런 성숙한 어른들이 모두가 꽃인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곳이다. 교사가 한 명의 아이도 손 놓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존중하고 신뢰할 때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은 이루어진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을 겪으며 학교의 일상도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환됐다. 수업은 물론이고 입학식과 졸업식, 심지어 축제나 체육대회마저도 비대면으로 이뤄지면서 학교의 모습은 빠르게 변화됐다.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교사들은 아직은 거리가 먼일이라고 생각했던 실시간 화상수업을 바로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 우려도 많았지만 그들은 이내 받아들여 배우고 서로 협력하면서 바로 자신의 수업 속으로 끌어들이면서 미래교육은 이미 시작되었다. 비대면 교육활동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새삼 학교가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게 됐다.

학교는 공부는 물론이고 공동체 속에서 몸으로 부대끼고 생활하면서 존중과 배려의 조화로운 인성을 갖추며 성장하는 터전이다. 이러한 학교를 제대로 가지 못하면서 잃은 것은 너무나 크다. 빠른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느린 학습자들이 증가하게 됐고, 돌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가정의 아이들은 학습결손은 물론이고 사회·정서적 결손도 커져 교육 격차는 더욱 심화됐다.

부산시교육청에서는 이러한 심각성을 인식해 개별화·맞춤형 교육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부산학력개발원’을 설립하고 운영에 돌입했다. 아울러 교육 격차를 줄여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기초학력 담당 교원을 늘리고, 예비 교원들과 연계한 멘토링 사업도 확대 운영하고 있다. 학습결손만이 아니라 사회성, 감성 교육도 절실하므로 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연수원 역시 시대를 먼저 읽고 미래를 선도해 나가는 연수를 위해 교육과정을 다시 들여다보고 고심하며 운영하고 있다. 교직원들의 미래역량 강화는 결국 아이들에게 닿을 것이기에 우리는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이 학교와 교육청, 각 기관, 마을과 지역이 긴밀하게 연계하여 체계적으로 교육결손을 해소해야 할 적기(適期)다. 그야말로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나서야 할 때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끊임없이 모양이 변하는 모래사막에서는 지도가 아니라 나침반을 따라가야 하듯이, 교육청은 교육의 본질을 놓치지 않도록 성찰하고 짚어가며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교사가 아이들 한 명 한 명 손잡아 주고 안아주고 보살필 수 있도록 학교의 업무를 과감하게 덜어내 주고, 학교 구성원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원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해야 ‘희망! 부산교육’의 꿈도 실현할 수 있다. 류형선의 노랫말처럼 ‘산에 피어도, 들에 피어도, 아무 데나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가 꽃인 우리 아이들’이 교육하는 사람들의 존재 이유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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