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자수첩] 경찰 억울? 희생자 입장서 보라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22-11-03 19:32:54
  •  |   본지 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3일 아침 한 경찰 간부가 그날 아침 한 서울 지역 신문에 실린 칼럼을 공유했다. 그 칼럼은 지휘관과 현장 경찰이 겪는 어려운 사정을 쭉 열거한 뒤 ‘만일 내가 그때 현장 치안을 맡은 책임자였다면 이번 참사를 막을 자신은 없다’고 쓰여 있었다. 자신은 누구를 손가락질할 수 없으니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고 적었다.

칼럼을 읽을수록 섞인 감정이 치밀었다. 지난 1일 공개된 11건의 112 신고 녹취록을 읽을 때와 비슷한 감정이었다.

최근 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책임 문제에 대해 여러 경찰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큰 틀에서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현장 문제를 지적하는 부분에서는 적극적으로 반론했다.

A 경찰관은 “기동대를 불렀는데 인파가 예상보다 적거나 별일 없이 지나가면 ‘별것도 아닌데 호들갑 떨었다’며 툴툴대는 일이 다반사다. 법적 권한도 없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통제하면 상인과 행인의 불만도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 말단 경찰관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상부에 보고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내게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보라”고 말했다.

이번 참사가 헛되지 않으려면 이런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 치안 현장의 지휘 권한을 강화하고 경찰 내 자유로운 보고가 오갈 수 있는 통로를 정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시민이 비판하는 건 경찰 개개인이 아닌 이런 수동적인 조직 문화다. 경찰 조직은 상명하복 문화 탓에 현장 의견이 축소되거나 묵살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현장은 상황이 위급한데도 상부에 보고하기를 꺼리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기를 꺼리는 것이다.

경찰은 11명의 절박한 시민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을 반드시 읽어봤으면 한다. 시민이 위험에 처했을 때 부모님보다 먼저 찾게 되는 것이 경찰이다. 멀리서 사이렌 소리만 들어도 살았다는 안도감을 들게 하는 것이 시민의 경찰이다. 그런데 왜 경찰은 시민이 아닌 당시 경찰관의 상황을 대변하는가.

‘가장 위급한 순간 떠오르는 숫자 112’. 퇴근길 부산경찰청 1층 로비의 패널에 글귀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밤, 모르는 사람의 무게에 짓눌려 죽어갔던 젊은 시민과 입장 바꿔 생각해보길 바란다.

박호걸 메가시티사회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3. 3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4. 4“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7. 7지역사회 ‘국제신문 회생인가’ 법원에 탄원
  8. 8경남도, 추가 교육지원청 신설 대신 제2청사로
  9. 9“‘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10. 10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1. 1“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2. 2“‘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3. 3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4. 4李 “부마와 5·18정신, 헌법에 담아야” 국회 논의 촉구
  5. 5김민석 ‘조희대 탄핵’ 밀어붙이나…국힘 “강행 땐 李 마지막 날”
  6. 6국감 후반 ETF·부동산 사찰 의혹 쟁점…김현지 증인 채택 두고는 여야 신경전
  7. 7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8. 8추미애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 발언에 국힘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9. 9[속보]김민석, 지역축제 중 무대인사 관련 사과…"불편 끼쳐 죄송”
  10. 10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3. 3돌아온 ‘캪틴큐’, 한정판 위스키…편의점 취향저격 ‘酒목’
  4. 4북항환승센터 ‘3.3m 단차’ 갈등, 법원 조정안 확정으로 봉합 수순(종합)
  5. 5리밸런싱 유예 ‘부메랑’…국민연금 100일새 182조 증발
  6. 6국제선 유류할증료 또 인상
  7. 7우리 아이 가을 옷 고민 끝…신세계센텀, 키즈웨어 팝업
  8. 8‘AI 드론’으로 참치떼 찾는다…수산업 AX 대전환 본격화
  9. 9“HBM(AI 반도체) 패키지 경쟁은 얼마나 많이, 덜 손상시켜 붙이느냐의 싸움”
  10. 10기후부 지원금 다른 잣대…변전소 되고 발전소 안 되고
  1. 1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2. 2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3. 3지역사회 ‘국제신문 회생인가’ 법원에 탄원
  4. 4경남도, 추가 교육지원청 신설 대신 제2청사로
  5. 5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6. 6부산 서구 산복도로 노후 주택가 주차난 환경개선 3곳 추진
  7. 7[한 손 뉴스] 12·12 때 숨진 김오랑 중령, 고향 김해에 추모공원 조성
  8. 8“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9일
  10. 10‘법조 파트너’ 격상돼 로펌행…수사정보 유출 ‘카르텔’ 우려
  1. 1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2. 2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3. 3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4. 4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5. 5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6. 6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7. 7[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8. 8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9. 9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10. 10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조 파트너’ 격상돼 로펌행…수사정보 유출 ‘카르텔’ 우려
부산에 살어리랏다…신(新)청산별곡
최상급 교육·첨단 일자리…부울경 선순환 구조로 정착 유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