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약시설 종사자 역량 강화 필요
- 지자체 손 위생 관리 정책 마련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보건소 코로나19 종합상황실은 강당 같은 넓은 공간에 수십 대의 모니터가 빛을 발한다. 이 사이에서 김영순(53) 역학조사관이 확진자 정보와 동선을 확인한다. 김 조사관은 경남 최초이자 전국 17호 역학조사관이다. 역학조사관은 역학조사를 수행하기 위해 감염병, 역학 등 관련 교육과 훈련을 받은 전문가로 역학조사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역학조사 기술 지도와 교육 훈련,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에 대처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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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순 역학조사관이 감염병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겨울을 앞두고 다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긴장감이 감도는 31일 코로나19 종합상황실에서 만난 김 조사관은 “감염병 관리는 나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며 의료기관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절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코로나19를 통해 배웠다”며 “앞으로 감염병 관리를 위해서는 지역사회 손 위생 관리율을 높일 정책적인 결정이 필요하고 감염 취약시설 의료 종사자들의 감염병 관리 역량을 향상하며, 보건소를 포함한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인력의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조사관은 2007년 3월부터 지역 의료기관에서 감염관리 간호사로 근무했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상황을 의료 현장에서 경험한 베테랑이다. 2019년에는 경남도감염병관리지원단 역학조사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을 맞았다. 이에 현장 경험을 살려 2020년 11월 창원시 수습역학조사관으로 임명됐다. 지난 8월 31일 자로 일반역학조사관의 자격요건을 갖췄다. 지금은 코로나19 역학조사를 포함한 감염 취약시설 관리와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등의 집단발생에 대처하는 업무를 수행 중이다.
김 조사관은 “역학조사관이 되기 위해서는 질병관리청이 주관하는 현장 중심 직무교육과 훈련과정을 이수해야 하고, 감염병 감시 분석 보고서와 유행 역학 조사 보고서 등을 제출한 뒤 교육심의 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임명된 일반 역학조사관이 근무하는 곳은 경남에서는 창원이 유일하다”고 전문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김 조사관은 “코로나19 상황은 몇 단계로 구분될 수 있다. 2020년 첫 발생 때부터 올해 1월까지는 ‘신종 감염병’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전파를 차단하고자 하는 방역이었다면 올해 2월 이후에는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역수칙이 적용됐다”며 “전파 차단을 위해 확진자 조사 후 현장 확인을 하고 접촉자를 격리하는 과정에서 말로 할 수 없는 많은 진통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가격리를 하면서 생계가 어려워진 자영업자가 있었고, 중요한 시험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도 많았다”며 “‘감염병이 우리의 일상을 이렇게까지 파괴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염 취약시설에서 코로나19 집단발생 때 의료 종사자들이 코호트 격리 영역 안에서 환자들과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경험하면서 감염병은 평소에 예방하고 관리하고 훈련해야 한다는 걸 피부로 느꼈다”고 강조했다. 김 조사관은 앞으로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는 “감염병 관리에서 역학조사관으로서 전문성을 갖고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