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통합대응기관 ‘이젠센터’ 개소
- 신고~기관 연계까지 원스톱 지원
지난달 14일 밤 서울 도시철도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동료 직원에 의해 여성 직원이 살해당하는 등 최근 전국 곳곳에서 스토킹과 가정폭력으로 인한 인명 피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숨은 곳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23일 부산진구 범전동 송상현 광장 인근에 3층 규모의 이젠센터(부산시 여성폭력방지종합지원센터)가 문을 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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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희 부산시 여성가족과장이 이젠센터 설립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이젠센터는 스토킹을 비롯해 데이트폭력 디지털성범죄 등 다양한 여성폭력 피해 관련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 긴급 신고 접수 및 상담, 현장출동 구조, 지역보호기관 신속 연계 등이 한 곳에서 365일 24시간 가능한 전국 첫 여성폭력통합대응기관 모델이다. 시민 공모로 선정된 ‘이젠’은 성평등을 뜻하는 영단어 ‘Equality’와 ‘Gender’의 합성어로 ‘이젠 다시는 성차별과 폭력 없는 부산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젠센터 계획부터 개관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 김은희 부산시 여성가족과장은 12일 “도시철도 노포역사에 20년간 자리한 여성긴급전화1366 부산센터의 이전 문제는 여성계 숙원과제였다. 이 문제를 푸는 동시에 급증하는 여성폭력 피해사건의 종합지원체계 및 안전망 구축을 고민하던 중 부산형 원스톱센터 설치를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국 첫 통합모델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그는 “벤치마킹할 타 지자체를 찾을 수 없어 처음에는 센터 개관까지 4, 5년이 걸리는 중장기 계획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박형준 시장의 여성분야 1호 공약으로 추진되면서 급물살을 탔고 2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직원들과 타 지역 유사 기관을 방문하고 연구기관 및 현장 전문가와의 여러 차례 논의과정을 거쳐 피해자와 시민에게 꼭 필요한 기능과 역할을 고민했다. 총 30명이 근무하는 이젠센터는 1실 2센터로, 젠더범죄예방사업실과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여성긴급전화1366센터로 구성돼 있다.
특히 시, 부산경찰청과의 협업으로 센터 안에 젠더범죄피해자 원스톱 통합지원창구를 개설, 자치경찰관 1명이 상근한다. 스토킹 등 젠더범죄 피해사건이 발생하면 초기에 신속하게 수사 지원 상담 및 연계를 할 수 있다.
김 과장은 “좋은 위치, 적당한 크기의 임차건물을 찾기 위해 과 소속 직원들이 발품을 팔았고, 내부 인테리어도 방문객들이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의자 하나, 테이블 하나도 직접 골라 마련했다”고 직원의 노력을 소개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개소식 날에는 그간의 고생이 떠올라 감개무량해 직원 모두가 눈물이 차오를 정도였다. 이날 참석한 경기도 등 다른 지자체 공무원들도 부러움과 칭찬을 아끼지 않아 뿌듯했다”고 덧붙였다.
이젠센터는 향후 2년간 여성가족개발원이 위탁 운영한다. 김 과장은 “센터가 문을 열었으니 이제는 피해자 중심의 촘촘하고 원활한 통합 보호 및 지원이 이뤄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올해 말까지 디지털성범죄 피해영상물 삭제전산시스템을 구축해 내년 초에는 실제로 피해영상물 삭제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