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개발 사업의 영향으로 학생 수 증가가 예상되더라도 사업을 시작하기 직전까지 감소 중이었다면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시켜선 안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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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법원종합청사 전경.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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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행정2부(문흥만 부장판사) A 재개발조합이 부산 동구를 상대로 낸 ‘학교용지부담금 부과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조합 승소를 판결했다. A 조합은 동구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부담금을 물렸다며 지난해 11월 제소했다. 학교용지부담금은 개발 사업으로 인구가 늘어 학교 신설이나 증축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시행자에게 용지 확보 비용 일부를 책임지게 하자는 취지에서 1996년 도입됐다.
A 조합은 2019년 7월 동구 초량3동에 752세대, 지하 4층 지상 36층 4개 동 규모 공동주택을 세웠다. 재개발 전 이곳에 살았던 가구는 285세대다. 학교용지부담금은 분양 가격과 늘어난 세대 수를 고려해 산정된다. 동구는 지난해 10월 재개발로 467세대가 증가했다고 보고 12억5610만 원을 조합에 부과했다.
조합은 ▷기존 세대 수 산정 시기 ▷세대 수 산정 방법의 불명확 등의 주장과 함께 동구가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재개발이 이뤄지는 초량3동은 2008년부터 인구가 지속 감소해 학교 신설 수요가 없는데도 부담금을 물린 건 과하다는 거다. ‘최근 3년 이상 취학 인구가 지속 감소해 학교 신설의 수요가 없는 지역에서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학교용지부담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학교용지법 조항에 근거했다.
동구는 학생 수가 실제로 증가했다고 맞섰다. 이곳 인근에는 초등학교 1곳과 중학교 6곳, 고등학교 5곳이 자리한다. 이들 학교의 학생 수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그러다 2018년부터는 일대 재개발 붐에 힘입어 큰 폭의 증가가 일어났다. 2019년 전교생이 721명이던 초등학교는 2020년 845명, 올해 950명으로 늘었다. 각 중학교에서도 20~30명 수준의 증원이 발생했다.
재판부는 세대 수 산정에 관한 A 조합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령에 명확한 사안이 적시된 건 아니지만, 교육부의 해석례 등으로 충분히 명확화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인구 수요가 없다는 주장은 인정했다. 조합이 공동주택 분양 자료를 제출한 건 2017년이다. 재판부는 그 해까지는 인구수가 감소한 게 맞는 만큼, 이 시기를 기준으로 학교 신설 수요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2022년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각 학생 수가 각 학교가 가지고 있던 수용능력을 초과한다고 볼 만한 자료는 제출되지 않은 점, 학교용지부담금은 원인자부담금이자 순수한 재정조달목적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부담금 납부의무자는 일반국민에 비해 재정조달 대상인 공적 과제에 대해 특별히 밀접한 관련성을 가져야 하며 일반적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데에 사용할 목적으로 부담금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A 조합의 공동주택을 제외한 인근의 2개 재개발 사업은 모두 학교용지부담금을 냈다. A 조합과 마찬가지로 2017년 이전에 관련 자료를 제출한 B 조합은 약 15억 원을 납부했다. 2018년 착공에 들어간 C 조합 역시 14억 원가량을 냈다. 동구 관계자는 “학교용지부담금에 관한 명확한 법 규정이 없어 어떤 재판부가 사건을 맡느냐에 따라 해석이 판이해진다”며 “분명히 인구 증가가 일어날 지역인 만큼 항소를 통해 다시 따져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