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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중공업, 플로깅(걸으며 쓰레기 줍기)으로 깨끗한 영도 만든다

임직원이 태풍 할퀸 지역 청소

  • 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
  •  |   입력 : 2022-09-29 20:05:00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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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리해변·봉래산 등산로 치워
- ESG 경영 지역주민에 돌려줘
- 쓰레기 주워가며 노사화합도

“모래 속에 녹슨 철근이 박혀 있네.” “위험하겠는데 이거 빼자.”
HJ중공업 임직원들이 29일 부산 영도구 중리해변에서 태풍 힌남노 때 밀려온 쓰레기를 줍고 있다. 여주연 기자
29일 오후 부산 영도구 중리해변. 체감온도 30도를 넘는 땡볕 더위에 초록색 조끼를 껴입은 세 남성이 모래를 파내고 힘을 모아 길이 1m가 넘는 녹슨 철근을 제거했다. 이들은 ‘봉래산 지킴이’라는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두른 HJ중공업 직원들로, 태풍 힌남노 때 중리해변에 밀려든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날 HJ중공업 임직원 200여 명은 중리해변 일대를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일명 ‘플로깅 캠페인’을 벌였다. 1937년 창립 이후 지금까지 영도에서 받은 사랑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되돌려주기 위해서다. HJ중공업은 사내에 ESG 전담팀을 만들고, 환경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번 활동은 회사가 그동안 펼친 ▷불우이웃돕기 성금 기탁 ▷장수 사진 촬영 ▷독거어르신 무상 급식 지원 ▷연탄·이불·김장 등 나눔 ▷복지관 및 주거시설 개·보수 활동 ▷교육 지원 사업 등 수백 차례 진행된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다.

직원들은 해변을 꼼꼼히 살피며 녹슨 어구와 폐어망, 일회용 플라스틱, 비닐 등 각종 쓰레기를 마대에 담았다.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마대는 쓰레기로 가득 채워졌다. 박성동 기술부장은 “태풍이 지나간 지 제법 시간이 흘렀지만, 천천히 걸어서 살펴보니 곳곳에 숨겨진 쓰레기가 많다. 하나하나 주워 담으면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1시간 만에 직원들이 주운 쓰레기 마대가 1t 트럭 짐칸을 가득 메웠다.

한쪽에선 노사 화합의 장도 펼쳐졌다. HJ중공업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이 함께 쓰레기를 주워가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홍문기 대표이사는 “우리 회사가 봉래산 아래에 자리를 잡은 뒤 벌써 100년의 역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갈등의 아픔을 씻어내고 상생의 기틀을 마련한 만큼 노사가 화합해 지역 발전에도 기여하자”고 말했다. 이에 최영철 노조위원장은 “봉사 활동을 하면서 노사 간 자연스러운 대화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웃으며 답했다.

플로깅 캠페인은 영도구 봉래산 등산로에서도 이어졌다. 이들은 봉래산 정상을 오르며 등산로와 둘레길 일대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부러진 초목류를 치웠다. 정상에 도착해 경영 목표 달성과 무재해·무사고를 위한 기원제를 함께 지냈다. 이들은 봉래산 아래 회사를 내려다보며 상생 발전을 통한 지역사회 기여를 다시 한번 다짐했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인수된 이후 HJ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꿔 정상화 물꼬를 텄다. 지난 2월 노사는 ‘마지막 해직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과 명예로운 퇴직에 합의하며 37년간 이어온 해묵은 갈등을 씻어냈다. 또 지난해 55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한 이후 7700TEU급 2척도 수주해 반등을 꾀하고 있다. 해군 특수선 1척을 포함해 수주 금액이 6961억 원에 달한다. HJ중공업은 향후에도 친환경 고부가 가치 선박 개발과 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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