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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내가 '은둔형 외톨이'가 된 이유

전국 37만명 추산…“누구나 느낄 수 있는 고립감 보듬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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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가명) 씨] “(돈을) 다 날리고 나니까 진짜 그냥 죽고 싶은 거예요. 폐인처럼 있다가 맨날 술만 먹고 막 그랬었거든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2020년 기준 만 18세~34세 청년 가운데 약 37만 명이 사회와 고립돼 생활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은둔형 외톨이.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한정된 공간에서 일정 기간 이상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생활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존재하지만 ‘존재’를 숨긴 은둔형 외톨이들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들은 왜 문을 굳게 걸어 잠갔을까요? 국제신문이 알아봤습니다.

은둔형 외톨이는 청년기부터 많이 나타납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2020년 기준 만 18세~34세 청년 가운데 약 37만 명이 사회와 고립돼 생활하는 것으로 추산합니다.

부산에는 약 2만 명의 은둔형 외톨이가 있다고 하는데요. 부산복지개발원은 최근 은둔 생활 중인 청년 275명과 과거 은둔 경험이 있는 청년 322명을 포함해 약 800명을 설문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박주홍 부산복지개발원 책임연구원.이우정PD
[박주홍 부산복지개발원 책임연구원] “(은둔형 외톨이의) 규모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늘고 있다고 하는 것들이 통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고 이분들이 사회 활동을 하시지 못함으로 인해서 상당히 큰 사회 부담이 되고 있다….”

조사에 응한 참여자들의 은둔 기간은 평균 3년 9개월. 10명 중 1명은 방에서만 지내고 2명은 집안에서 생활합니다. 6명은 필요할 때만 편의점이나 병원을 잠시 다녀오는 정도였습니다.

청년들이 은둔을 택한 계기는 다양합니다. 취업 준비·실직·퇴직 같은 일자리 문제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대인관계 어려움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학교·가정폭력이나 범죄 피해를 이유로 꼽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청년들이 은둔을 하게 된 계기는 취업 준비·실직·퇴직 같은 일자리 문제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대인관계 어려움이 그 뒤를 이었다.이우정PD
[정지민 씨] “제가 5살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제가 10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아버지 같은 경우에는 술 도박 여자 이렇게 돈을 쓰니까.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자기가 돈을 도박에서 잃고 오셨는데 그거를 제 탓을 하면서 때리기도 하셨고….”

[김민수(가명) 씨] “코로나가 좀 심했잖아요. 기업에서 매출이 안 나오고 이러니까 위에 있는 사람들보다는 밑에 있는 사람을 정리(해고)하니까. (밖에) 나가봤자 의미가 없잖아요. 돈만 들고. 진짜 흡연하러 갈 때 그때만 나가게 되고.”

청년들은 왜 은둔형 외톨이가 증가한다고 생각할까요?

[부산교육대학교 1학년 김태우(21) 씨] “사회적으로도 취업이 어려워졌다든지 그러한 요인들이 자꾸 청년들을 좌절하게 하면서 자꾸 주저앉게 되는 그런 측면도 있다고 생각하고.”

[부산교육대학교 3학년 조민석(26) 씨] “심지어 코로나까지 겹쳐가면서 이제 실의에 빠지고 무력감에 빠지고. 또 옛날과 달리 지금은 집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게 되어서….”

전문가들은 은둔형 외톨이 증가가 개인 성향뿐 아니라 지나친 경쟁의 산물이라고 지적합니다.

[백희정 광주광역시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 “은둔형 외톨이가 이렇게 생기게 된 이유는 개인적인 성향이나 이런 부분들도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1970년대 이후에 나타난 과도한 경쟁 사회, 우리 사회가 겪는 어떤 병폐나 문제점에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은둔자들은 온라인에 의존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OTT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민수(가명) 씨] “집에서 맨날 하루 종일 그냥 컴퓨터만 켜놓고 차트 보고 유튜브에서 막 가르쳐주는 그런 것만 진짜 하루 종일 그냥 듣고 있고….”

은둔형 외톨이들의 심리는 위태로웠습니다. 부산복지개발원에 따르면 21.5%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이 중 10.5%는 10회 이상 반복했습니다. 77.8%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부산복지개발원에 따르면 은둔형 외톨이 중 77.8%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정지민 씨] “가족이랑 관계가 안 좋아서 연인이랑 친구를 되게 중요시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그 연인이랑 친구랑 바람이 나고. 그때 몸무게가 한 20 몇 키로 빠지고 자살 시도도 하고….”

[김민수(가명) 씨] “답이 없으니까 부동산이나 주식 이런 거 막 하잖아요. 일 그만두면서 이제 시간이 많으니까 그거를 좀 했었거든요. 근데 이제 저도 마이너스 많이 맞았었거든요. 다 날리고 나니까 진짜 죽고 싶은 거예요. 폐인처럼 있다가 맨날 술만 먹고 막 그랬었거든요.”

은둔형 외톨이를 바라보는 날 선 시선도 존재합니다. 잠재적 범죄자로 생각하거나 젊은 나이에 노력하지 않는 청년들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이들을 지원할 경우 오히려 열심히 살고 있는 청년들이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백희정 광주광역시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 “은둔형 외톨이가 이후에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 것이다, 약간 편견을 가지고 보는 사람들이 좀 있는 것 같아요.”

[부산교육대학교 1학년 김태우(21) 씨] “모든 사람의 가정환경이라든지 그런 부분이 모두 일치하지는 않잖아요. 은둔형 외톨이가 된 사람들을 보고 단순히 그냥 노력하지 않아서 저렇게 됐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을 지원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해서 (나와) 다른 환경을 가진 사람도 있을 수 있다라는 그런 부분을 조금 이해해 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가들은 고립된 이들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심리 상담부터 생활 습관 회복, 관계 형성과 직업 훈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김성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강제된 자발적인 선택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까 나를 지키기 위해 최후의 방법으로 선택한 거죠. 그 상태를 벗어나고 싶은데 스스로 나오지 못하거나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그럴 때는 기꺼이 손을 내밀어줄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박주홍 부산복지개발원 책임연구원] “열심히 노력하는 청년 속에 은둔하고 있는 친구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고요. 이 사람들이 뭔가 일이 하기 싫거나 그래서 그 방편으로 놀고 싶어서 소위 말해서 그렇게 은둔하는 거는 아닌 것 같아요. 저희가 만나본 바로는.”

백희정 광주광역시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이우정PD
[백희정 광주광역시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 “이런 은둔이나 고립감은 어느 누구도 다 느낄 수 있고 이게 결과적으로 나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라고 하는 거예요. 그리고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에 사회가 사실은 굉장히 그런 것들을 보듬어주고 책임을 져야 한다….”

[부산교육대학교 3학년 조민석(26) 씨] “개인의 몫이든 정부의 몫이든 둘 다 같이 노력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젊은이들이 노력할 수 있는 거는 한 절반 정도인데 노력을 하는 것으로 해결이 가능한 부분은 너무 아득히 위에 솟아 있으니까. 공정한 수단을 마련한다면 열심히 노력하는 청년들은 더 열심히 하게끔 이제 더 이상 할 기운을 잃어버린 청년들에게는 희망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그런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은둔형 외톨이들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김민수(가명) 씨] “내가 이렇게 밑바닥까지 치고 갔어도 그래도 진짜 아직 내가 죽을 때는 아닌 것 같구나, 아직 다 끝난 게 아니니까 다시 해보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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