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월드 생활형 숙박시설 건축이 재추진될 전망이다. 사업자가 주민 의견을 수렴해 건물 수를 3동에서 2동으로 줄여 신청했다.

티아이부산이 수영구에 제출한 민락동 복합시설 신축공사 조감도. 티아이브이 제공

부산 수영구는 미월드 부지에 생활형 숙박시설(생숙) 건축과 관련해 용적률과 건폐율 등 기본적인 사항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후 이르면 이달 말 시 건축심의에 보낼 예정이라 15일 밝혔다. 사업자인 티아이부산PFV(티아이부산)는 옛 미월드 부지 2만5397㎡에 지하 3층 지상 41층 규모로 생숙 2개동을 건립하려 한다.

사업자는 지난해 지하 3층 지상 42층 규모의 생숙 3개동 사업을 시 건축심의위에 제출했다. 하지만 시는 이 대지에 대형 생숙을 짓는 것이 적절한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심의를 취소했다. 시의 이 같은 조치는 조망권 침해를 주장하는 인근 주민의 극심한 반대와 교통 체증을 우려해서다. 미월드 부지 인근이 관광지인데 대형 레지던스 등장으로 도로가 더 혼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업자는 주민 민원을 반영해 건축설계를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반대 주민이 조망권 침해를 주장해 건물 간 이격거리를 넓히고 생숙 건물과 도로 사이 이격거리를 13.9ｍ에서 55ｍ로 확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용적률에 큰 변화가 없다. 1개동을 없앴지만 용적률은 그대로 유지돼 건물의 너비가 넓어졌다. 또 대지 전체 이격거리(건물 사이 거리, 건물과 도로 사이 거리)는 지난해 102ｍ에서 올해 109.1ｍ로 늘어난 것에 그쳐 조망권 침해 문제도 여전하다.

생숙 인근에 있는 롯데캐슬자이언트와 센텀비치푸르지오 주민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와 큰 변화가 없다며 시 건축심의위에 안건이 상정되면 시청 앞 집회를 재개할 의사를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대지를 용도변경한 주요한 이유는 광안리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호텔을 짓기 위함이었는데 생숙을 짓는다면 앞뒤가 맞지 않다. 사업자는 주민 민원에 제대로 협의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분개했다.

티아이부산 관계자는 “3동에서 2동으로 설계 변경한 것은 주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또 사유지 4만 ㎡를 매입해 시에 기부채납하고 주변 아파트 반대 주민이 제안한 커뮤니티 시설 구축, 정문·후문 개보수 등의 의견을 수렴해 공공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공원이었던 미월드 대지는 2007년 호텔 등이 들어설 수 있는 ‘유원지’로 도시계획이 변경됐다. 광안리 관광활성화를 위해 A 사가 특급호텔 건축을 추진했지만 사업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사업자 지정이 취소됐다. 이후 현 사업자인 타아이부산이 대지를 인수해 생숙 건립을 추진하며 기존 사업자와 유치권 분쟁도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