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에서 근무하는 대면서비스 노동자를 향한 폭언·폭행이 연평균 30여 건씩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도시철도. 국제신문 DB

15일 부산노동권익센터의 ‘부산지하철 대면서비스 노동자 감정노동 실태와 문제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역무원, 환경사 등 도시철도에서 근무하는 대면서비스 노동자는 부산교통공사 소속 1178명, 부산도시철도운영서비스 소속 801명 등 총 1979명이다.

대면 노동자가 폭행·폭언을 당한 사례는 2018년 25건에서 2022년(8월 기준) 36건으로 5년 만에 44% 늘었다. 연평균 31.4건씩 발생한 셈이다. 지난 7월 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 역무원은 40세 부정승차자에게 얼굴을 가격당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동래역 환경사는 ‘종착역에서 깨우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15세 주취자로부터 고성, 삿대질을 받으며 경찰에 신고당했다. 지난해 용역 업체에서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된 환경사가 경험한 사례는 올해부터 포함돼 실제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이어지지만 ‘회사에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조건이 갖춰져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부정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부정평가 응답 수준은 ▷전화 안내멘트(폭언, 성희롱 등 금지) 제공 74.7% ▷신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때 회사가 가해자를 고발한다 68.8% ▷보호 매뉴얼 64.5% ▷보호 매뉴얼 교육 1년 1회 이상 실시 64%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부당 대우를 당한) 경험’ 수치를 묻는 질문에는 매일 혹은 월 1회 이상 ▷인격무시 ▷업무방해 ▷폭언을 당했다는 비율이 각각 40% 이상인 것으로 확인했다.

남원철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부산교통공사가 대면 노동자 예방 및 보호를 위한 규정을 갖추고 있으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화 끊을 권리, 피할 권리’ 외에는 외에는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감정노동 총괄 부서 지정 및 전담조직 구성·운영 같은 감정노동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피해 직원 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