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가 사업장에 근로감독을 청원하더라도 실제 근로감독으로 이뤄지는 비율은 3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이 확보한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전체 근로감독 청원 건수는 2740건으로, 이 중 실제 근로감독으로 이어진 것은 874건(31.9%)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고용노동청앞에서 부산지하철노조원들이 부당노동행위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국제신문DB

근로감독 신청 건수는 2016년 143건, 2017년 904건, 2018년 1244건으로 증가하다 2019년 2073건, 2020년 2629건으로 폭증했다. 반면 신청 건수 대비 실시 비율은 2016년 69.2%, 2017년 74%까지 증가한 후 2018년 70.8%, 2019년 51.6%, 2020년 33.1%로 내리 하락 추세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근로감독관들의 업무 효율성이 점점 낮아진다는 점이다. 근로감독관 인원은 2016년 12월 기준 1538명에서 지난 4월 기준 2738명으로 70% 증가했지만 근로감독관 한 명이 맡는 사건 수는 2016년 307건에서 지난해 157건으로 반토막났다. 이에 따라 평균 사건 처리 기간은 2016년 48.1일에서 지난해 41.6일로 소폭 감소했다.

이들은 이 외에도 근로감독관의 통보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또 사건 처리가 지연되더라도 근로감독관이 사유와 예상 처리기일을 당사자에게 통보해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사건 사건 처리에도 처분 결과를 통보하지 않는 문제도 있다.

직장갑질119는 “처리 결과를 제대로 공유받지 못해 진정인이 우연히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처리결과를 확인하는 경우도 있었다. 근로감독관이 사건에 전권을 행사하고 있어 민원을 제기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직장갑질 119는 근로감독 신청 증가 추세에 맞춰 근로감독관 인원을 충원하고, 근로감독관의 업무 능력을 키워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근로감독관 ‘갑질’ 문제 개선을 위해 △근로감독관의 질적 역량 강화 △ 근로감독관 규정 위반 전담 신고센터 운영 △ 사건 처리 절차 및 진행 상황 고지 △ 재진정 지침 개정 △진정인 입증 책임의 경감 △근로감독관 감수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