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계획선 효력 소멸이 빌미
- 기초단체 무책임 행정 도마위
공공기여금 졸속 합의 논란(국제신문 지난 3월 25일 자 8면 보도)에 휩싸였던 이진종합건설이 이번엔 도로 폭을 줄이려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시계획선 실효가 빌미가 됐는데,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부산 서구의 잘못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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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태풍으로 모래와 펄이 뒤덮인 현대힐스테이트이진베이시티 아파트 후문 앞 송도해변로. 김민훈 기자 |
12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서구 암남동 현대힐스테이트이진베이시티 사업자 아이제이동수(이진종합건설 관계사)가 최근 아파트 후문 쪽 도로인 송도해변로 폭을 줄여 시 교통영향평가위원회(교평위)에 변경을 신청, 심의를 받았다. 심의 결과는 이번 주중으로 나올 예정이다.
송도해변로는 충무대로와 송도해수욕장을 연결하는 도로(왕복 2차로·약 250m)다. 사업자는 2015년 아파트 건설로 늘어날 교통량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 도로(폭 약 10m)에 토지 보상이 필요한 미개설 구간(폭 약 2m)을 포함한 폭 12m 도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2차로 폭(총 8m)을 유지한 채 양쪽에 2m 폭 보도(총 4m)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변경 신청안을 보면 폭 2m의 토지 수용이 빠졌다. 2020년 미개설 구간이 포함된 도시계획선이 장기미집행으로 실효되면서 감정가대로 토지 수용이 어렵다는 게 변경 이유다. 변경안을 보면 인도 폭은 4m에서 약 3m로, 차로 폭도 8m에서 7m로 1m씩 줄었다.
구는 사업자가 정해지면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서라도 사업자에게 도로 건설 책임을 명확히 해야 했다. 또 2020년 7월 공사 진행 중 도시계획선 실효를 막아야 했지만 지금은 기간이 지났다. 다른 구 건설과 관계자는 “주요한 도로라고 판단하면 행정청이 도시계획선을 살렸어야 했는데 고민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대 정주철(도시공학과) 교수도 “아파트 건설에 따른 도로 등 기반 시설은 사업자가 부담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행정의 무책임이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다시 도시계획선을 설정한 뒤 도로 개설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 전체 준공이 승인되지 않으면 입주민이 불편을 겪기 때문이다. 시가 준공을 위해 일단 변경안을 받아들이고, 차후 원안대로 도시계획선을 다시 그어 사업자가 토지 수용 후 도로 폭을 넓히는 방식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때도 토지 수용의 주체를 놓고 사업자와 구가 다툴 가능성이 크다. 아파트 반대쪽 인도 건설의 책임 소재와 수용 주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진종합건설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상 아파트 반대쪽 보도 건설은 구가 맡기로 했다. 그런데 지난해 구가 도시계획선 실효 후 반대쪽 보도에 아스팔트를 까는 공사비만 지원하면 된다고 해 건설 주체를 본사로 바꿔줬다. 토지 보상 의무를 명시하지 않아 우리가 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서구 관계자는 “보도의 일부 건설 책임을 구가 맡았다. 왜 이렇게 했는지는 7년이 지난 시점이라 설명할 수 없다. 아파트 건립으로 교통량이 증가하는 만큼 사업자와 협의해 토지 보상비 등을 요청할 방침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