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독성물질분포 조사 시작해야
- 취수구 재설치로 농업수 문제 해결
“낙동강에 에어컨을 틀지 않는 이상 수온이 오르는 걸 막을 수 없습니다. 농업을 폐하지 않고서는 오염물질이 강에 유입되는 걸 제한하는 데도 한계가 따릅니다. 결국 남은 건 보 개방입니다. 보 개방이 낙동강 녹조를 없애는 현실적이면서도 유일한 방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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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근 부산도시환경연구소장이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박창근(61) 부산도시환경연구소장의 분석이다. 낙동강 전역이 녹색의 남세균에 뒤덮였던 올해 환경운동연합·강살리기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는 녹조조사단을 꾸려 실태 파악에 나섰다. 박 소장이 조사단장을 맡았다. 낙동강 물을 떠 와 성분을 분석해 보니 마이크로시스틴 등 녹조에서 생겨난 고농도 독성물질이 강에 떠다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강의 본류는 물론, 인근 농지의 농산물이나 수돗물에 독성물질이 유입됐다. 그를 포함한 환경단체 회원들은 하루빨리 강물을 틀어막은 보를 열어 물이 흐르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소장은 보 개방 외에는 녹조를 없앨 현실적인 방안이 없다고 본다. 녹조는 오염물질 유입과 수온 상승, 물의 정체라는 3가지 조건이 만족해야 생겨난다. 이 중 오염물질과 수온 문제는 인위적으로 손보기 어려운 고정적 조건이다. 박 소장은 “우리나라는 축산폐수나 비료·농약, 하수처리시설에서 유입된 물에서 인(P) 같은 물질이 많이 나와 오염물질을 제한하긴 어렵다. 고수온과 오염물질 유입이란 2가지 조건은 상수라고 봐야 한다”며 “4대강 사업이 완료된 후 10년 동안 녹조는 점점 쌓여왔다. 보가 개방되지 않아 누적된 거다. 이 상태로 두면 올해보다 내년에, 내년보다 후년에 더욱 극심한 녹조에 시달려야 한다”며 보 개방을 촉구했다.
보를 열면 농업용수가 부족해져 농가가 피해를 볼 수 있다. 박 소장은 “현재 농업용수 취수구는 관리 수위로부터 20~30㎝ 아래에 있다. 수문을 열면 수위가 4~5m씩 내려가니 용수 공급이 안 된다. 취수구를 지금보다 아래에 설치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환경단체는 보 개방을 요구하지만, 환경부는 ‘독성물질 검사 과정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좀체 자세를 고치지 않는다. 독성물질 검출 방식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거다. 환경부는 마이크로시스틴 중 특정 성분을 골라 조사한다. 반대로 환경단체는 최대한 많은 종류의 마이크로시스틴을 검사해 이를 ‘총 마이크로시스틴’으로 묶어 분석한다. 정확도 측면에선 환경부의 방법이 우수하지만 독소의 기준치 초과 유무나 전반적인 심각성을 파악하는 데는 환경단체의 방법이 더 낫다고 평가된다.
이를 두고 박 소장은 “환경부의 논리나 조사 방식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낙동강을 대상으로 독성물질 분포 조사부터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이크로시스틴만 해도 270여 종이다. 환경부는 이 중 4개 종만 찍어서 검사한다. 어떤 남세균이 낙동강에서 우세한지, 상류와 하류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알면 환경부처럼 특정 성분만 조사해도 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이를 알기 위한 조사를 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 소장은 지난해 1월 고향인 부산 강서구 강동동에 정착했다. 토목과 교수(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가 본업인 그는 좀처럼 보기 드문 ‘친환경 토목론자’다. MB정부 때부터 4대강 사업의 홍수 예방 효과를 비판하는 등 건설토목과 얽힌 환경 문제에 목소리를 내왔다. 앞으로 그는 가덕신공항 건설 등 부산지역의 토목·생태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