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80> 지질과 지방 ; 뱃살에 마블링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2-09-05 19:03:1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소들은 풀만 먹어도 몸 안에 기름기가 많다. 옥수수 사료를 먹고 자란 소들은 기름기가 더 많은 살을 가진다. 살코기에 대리석(marble) 무늬를 넣은 마블링 제품(?)이다. 소가 먹는 풀이나 옥수수는 모두 탄수화물이다. 풀은 식이섬유로도 불리는 섬유질(cellulose)이 주성분이며, 옥수수는 전분(澱粉)으로도 불리는 녹말(starch)이 주성분이다. 모두 단당류인 포도당이 중합체로 길게 이어진 다당류에 속한다. 이들 탄수화물 안에는 기름 성분이 없다. 어찌 된 연유로 풀과 옥수수만 먹은 소고기에 기름이 잔뜩 끼는 걸까?

지질의 한 종류인 지방의 세 종류
소는 섬유질 분해 소화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 다를 뿐 소와 사람 몸에서 일어나는 일은 똑같다. 넓은 초원에서 풀만 뜯어 먹고 자란 소의 살코기에는 기름기가 많지 않다. 좁은 축사에 갇혀 옥수수 사료를 먹고 자란 소의 살코기에는 기름기가 많다. 백색 지방이 대리석 무늬처럼 낀 마블링 소고기다. 사람도 식사량에 비해 활동량과 운동량이 적게 되면 살에 백색 지방이 낀다. 복부지방, 내장지방이며 똥배로 불리는 뱃살이다.

도대체 어떻게 탄수화물이 소나 사람의 몸속에서 기름기인 지방으로 바뀌는 걸까? 탄수화물과 지방의 구성 원소가 똑같아서다. 포도당, 과당과 같은 단당류든, 엿당과 설탕과 같은 이당류든, 올리고당이든, 섬유질이나 녹말과 같은 다당류든 모든 탄수화물(炭水化物)은 말 그대로 탄소와 물로 이루어진 화합물이다. 탄소(C) 수소(H) 산소(O)가 육각형 고리구조로 결합되어 있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구성원소는 똑같다. 다만 세 원소의 결합구조가 탄수화물과 다를 뿐이다.

그 결합구조가 어찌 다르길래 탄수화물이나 지방이 되는 걸까? 대략 육각형 고리구조로 결합되면 탄수화물이며, 사슬구조로 결합되면 지방이다. 물에 녹는 친수성이 아니라 물에 녹지 않는 소수성(疏水性) 물질을 통칭하는 지질(脂質)의 한 종류인 중성지방, 즉 지방(脂肪)은 세 종류로 나뉜다. 이 또한 세 원소가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른 구분이다. 세 원소 중 탄소가 단일 결합하면 지방산을 이루는 3층 사슬이 규칙적으로 겹겹이 쌓여 고체 포화지방이 된다. 마블링 소고기나 돼지비계와 같은 백색지방이다. 하나라도 이중 결합하면 지방산을 이루는 3층 사슬이 불규칙하게 헐렁해져 액체 불포화 지방이 된다. 견과류에 함유된 식물성 기름이나 생선 기름이다. 이 액체상태의 불포화 지방에 수소를 첨가하여 고체상태로 가공한 것이 트랜스 지방이다. 탄소 수소 산소가 부리는 현란한 마법요술 같다. 근원적 음양원리에 의한 복잡한 대사작용이다. 내가 아까 먹은 탄수화물인 밥은 다당류인 녹말이다. 입안에서 치아로 잘리고 침과 섞이며 엿당인 이당류로 분해된다. 장에서 단당류인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이제 세포로 들어가 열과 에너지를 내는 연료로 쓰인다. 남는 포도당은 간에서 다당류인 글리코겐으로 저장된다. 운동량이나 활동량이 적어 꺼내 쓸 필요가 없어지면 몸 안에서 지방으로 전환된다. 내 뱃살에 마블링 소고기처럼 지방이 낀다. 살이 찐다. 그러니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야 한다. 당연한 이치는 알겠는데….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원도심 활성화’ 지게골~부산진역 도시철, 경제성에 암운
  2. 2외지인 점령한 사외이사, BNK 회장도 좌지우지
  3. 3부산시의회 ‘5분 자유발언’ 인기폭발…생중계 소식에 의원 절반이 신청
  4. 4산업은행 이전 연내 고시 추진
  5. 5우크라이나, 드론 날려 러시아 본토 첫 공격…전쟁 양상 변화 촉각
  6. 6[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이강인 재발견 이번 대회 최고 수확”
  7. 7[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3> 당면(唐麵)의 사회학
  8. 8계약기간 이견…벤투, 한국과 4년 동행 마무리
  9. 9BTS 맏형 ‘진’ 13일 입대…팬들에 현장방문 자제 부탁
  10. 10“집 살 때 가격 기준 종부세 부과해야”
  1. 1부산시의회 ‘5분 자유발언’ 인기폭발…생중계 소식에 의원 절반이 신청
  2. 2여당몫 5개 상임위원장 윤곽…행안위 장제원 유력
  3. 3"경호처장 '천공' 만난 적 없다" 대통령실 김종대 전 의원 고발 방침
  4. 4민법·행정법상 '만 나이' 통일한다…법안소위 통과
  5. 5한동훈 '10억 소송' 등 가짜뉴스 무더기 법적 대응 野 "입에 재갈 물리나"
  6. 6윤석열 대통령 "4년 뒤 꿈꿀 것"...축구 대표팀 격려
  7. 7북한 한 달만에 또…동·서해 130발 포격
  8. 8尹 태극전사들에 "도전은 계속, 근사한 4년 뒤를 꿈꾸자"
  9. 9당정,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 서민 취약계층 금융부담 완화키로
  10. 10與 “민주가 짠 살림으론 나라경영 못해” 野 “민생 예산 축소, 시대 추이 안 맞아”
  1. 1외지인 점령한 사외이사, BNK 회장도 좌지우지
  2. 2산업은행 이전 연내 고시 추진
  3. 3“집 살 때 가격 기준 종부세 부과해야”
  4. 4김석동 전 금융위원장·박병원 전 靑 경제수석 “회장 생각없다”…선임구도 바뀌나
  5. 5제조·지식서비스기업 떠난다…부산 산업기반 약화 우려
  6. 6신세계 아울렛서 크리스마스 ‘인생샷’ 남겨요
  7. 7금감원장 “낙하산 회장 없다”지만…노조는 용산시위 채비
  8. 8주가지수- 2022년 12월 6일
  9. 9시총 50위 ‘대장 아파트’ 부산 3곳…집값 낙폭 더 컸다
  10. 10“기업, 임금상승분 가격 전가 심해져”
  1. 1‘원도심 활성화’ 지게골~부산진역 도시철, 경제성에 암운
  2. 2화물연대에 힘 싣는 민노총
  3. 3前 용산서장 영장 기각…특수본 수사 차질 전망
  4. 4오늘의 날씨- 2022년 12월 7일
  5. 5법원 “최태원, 노소영에 재산분할 665억”
  6. 6창원한마음병원, 취약계층 위한 난방비 1억 기탁
  7. 7사상구 한의원 불로 1명 사망
  8. 8대학강의 사고 팔기 성행…‘대기 순번제’로 근절될까
  9. 9커지는 반려동물 시장…지역대도 학과 덩치 키우기 경쟁
  10. 10밤 되자 드러난 ‘황금 도시’…비로소 위대한 건축이 보였다
  1. 1[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이강인 재발견 이번 대회 최고 수확”
  2. 2계약기간 이견…벤투, 한국과 4년 동행 마무리
  3. 3승부차기 3명 실축에…일본, 또다시 8강 문턱서 눈물
  4. 4세계 최강에 겁없이 맞선 한국…아쉽지만 후회 없이 뛰었다
  5. 5발톱 드러낸 강호들…16강전 이변 없었다
  6. 6높은 세계 벽 실감했지만, 아시아 축구 희망을 봤다
  7. 7“레알 마드리드, 김민재 영입 원한다”
  8. 83명 실축 日, 승부차기 끝 크로아티아에 패배…8강행 좌절
  9. 9기적 남기고 카타르 떠나는 축구대표팀…이젠 아시안컵이다
  10. 10한국 사상 첫 '원정 8강' 도전 실패...졌지만 잘 싸웠다
우리은행
한국마사회
지금 법원에선
법원 “최태원, 노소영에 재산분할 665억”
夜한 도시 부산으로
밤 되자 드러난 ‘황금 도시’…비로소 위대한 건축이 보였다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