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2시 부산 부산진구 서면교차로. 부산시 자치경찰위원회와 경찰이 부산진구·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합동으로 서면교차로 일대에서 안전모 미착용 이륜차 운전자를 집중 단속했다. 여름철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헬멧을 쓰지 않아 사망하는 오토바이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취재진은 이날 오후 약 2시간 동안 단속반과 동행하며 단속 첫날 분위기를 살폈다.

18일 부산진구 서면교차로 일대에서 부산시 자치경찰위원회와 부산경찰청 구청 교통안전공단 등 합동으로 이륜차 단속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

“아! 헬멧” 이날 오후 2시30분께 새싹로에서 서면교차로로 주행하던 이륜차 운전자 30대 A 씨가 안전모 미착용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A 씨는 “날씨가 요즘 너무 더워 쓰려다가 말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에게 도로교통법을 위반으로 범칙금 2만 원을 부과했다. 대신 목적지까지 안전 운전을 위해 새 헬멧을 전달했다.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거나 규격에 맞지 않은 안전모를 착용한 운전자가 줄을 이었다. 10분 만에 또 20대 운전자 B 씨가 안전모 미착용으로 적발됐다. B 씨의 이륜차에는 번호판도 달리지 않았다. 그러자 곧바로 구 직원이 다가왔다. B 씨는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됐다.

공사장부터 자전거용까지 각양각색의 안전모를 쓴 운전자들도 범칙금 처분을 받았다. 공사장 안전모를 쓴 채 오토바이를 몰고 서면에 나온 60대 C 씨는 “페인트 업자인데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가 급하게 나오느라 헬멧을 바꿔 쓰는 걸 깜박했다”고 해명했다. 자전거 헬멧을 쓴 D(20대) 씨는 “너무 더워 얼굴을 덜 덮는 헬멧을 썼다. 앞으로는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단속 경찰관은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운전자가 숨지는 사례가 많다. 규격에 맞지 않는 안전모는 운전자의 생명을 보호해 주지 못 한다”고 운전자들에게 조언했다.

실제로 날씨가 더워지면서 안전모 미착용으로 사망한 이륜차 운전자가 부쩍 늘었다. 지난 1~5월 사망자는 4명이었으나, 6월부터 8월 현재까지 사망자는 9명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LED 전조등 불법 교체, 굉음 유발, 번호판 미부착 등의 단속에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구가 나섰다. 교통공단 직원들은 이륜차 번호판을 조회해 차량 등록과 불법 구조 변경 여부를 확인했고, 구 직원들은 소음 측정과 과태료 부과를 맡았다.

이날 단속반은 서면교차로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총 151건을 단속했다. 이중 안전모 미착용(119건)이 가장 많았고, ▷안전 기준 위반(15건) ▷불법 튜닝(8건) ▷번호판 미부착(7건) ▷무면허(2건) 순으로 적발했다.

최근 배달음식 주문 증가로 거리에서 이륜차를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배달시간에 쫓겨 위험한 질주를 일삼는 운전자가 많은 편이다.

경찰은 권역별로 집중 단속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현장 단속 경찰관은 “이번 대규모 단속으로 이륜차 사고의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륜차가 자동차보다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에 규정에 맞는 안전모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