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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배움의 길…학창시절 추억도 선사하고파”

정해웅 금정열린배움터 교장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2-08-15 20:15:54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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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년째 만학도 대상 한글 등 교육
- 2개반 추가개설·소풍 등 행사 계획

“대한민국 문맹률이 1% 미만이라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분들이 많다고 느낍니다. 모든 사람이 기본 교육에서 소외당하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정해웅 금정열린배움터 교장이 새로 개설한 수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5일 부산 금정구 부곡동 금정열린배움터에서 만난 정해웅(33) 교장은 문맹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문해 교육 대상자가 훨씬 많다고 했다. 정 교장은 “현장에는 한글을 어렴풋이 알거나 소리 내 읽을 수 있지만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 OECD 조사를 보면 기본 문해력도 갖추지 못한 문맹자는 1% 미만이지만 문장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실질 문맹자의 비율은 75%에 달한다”고 말했다. 금정열린배움터는 1994년에 개교해 올해로 28년째를 맞은 문해교육 기관이다. 배움에 목마른 중장년·노년층 학생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등 1000여 명이 이곳을 거쳐 갔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앞에서 배움의 열정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그동안 학생 특성에 맞춰 소규모 강의실에서 개개인의 이해도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수업했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에는 대면 수업 자체가 어려워졌다. 정 교장은 “6개월 동안 아예 문을 닫거나 격주로 수업을 하며 2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기존과 다른 방식이라 학생들이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며 “선생님들과 머리를 맞대 배움터 역사상 최초로 가정학습지를 만드는 등 최대한 학생들이 배움의 끈을 놓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정열린배움터에는 다시 수강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정 교장은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유행으로 참고 지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학생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며 “원래는 4개 반이었는데 6개 반으로 늘리고 지하 공간까지 확장했다. 그래도 수강 문의하는 분들을 다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배움터는 기존 한글·산수반과 초·중·고 검정고시반에 ▷영어▷인지활동(치매예방)▷디지털 리터러시반을 추가로 열어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협소하고 열악한 공간이다. 정 교장은 “1994년부터 쓰던 건물이 노후화돼 골치다. 여름에는 곰팡이와 습기 때문에 힘들고 겨울에는 외풍 때문에 괴롭다. 젊은 선생님들은 그렇다 쳐도 나이 많은 학생들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늘 마음을 졸인다”고 말했다. 금정구에서 매년 지원금을 받지만 비슷한 크기의 건물 보증금과 임대료를 마련해 이사하는 건 언감생심이라는 게 정 교장의 설명이다.

정 교장은 “부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유행 추이를 보고 결정하겠지만 학생들에게 그동안 못 했던 소풍·문학의 밤·시화전 등 다양한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다. 다음 달에는 학생 중 한 명이 그동안 쓴 시를 묶어서 시집을 낸다”며 “공부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젊었을 때 겪지 못한 학창 시절의 추억을 배움터에서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2017년부터 금정열린배움터에서 자원봉사를 했고 2019년부터 교장으로 금정열린배움터를 이끌고 있다. 교사 출신인 그는 배움터 인근에서 수학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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