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가 시 산하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의 임금을 대폭 삭감하고 조직도 업무 중심으로 개편하는 등 경남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대대적인 공기업 혁신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운영 혁신과 맞물려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양산시청 전경. 국제신문DB

10일 양산시에 따르면 새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정책에 보조를 맞추고, 조직 정비로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렇게 개편에 나서게 됐다. 정부는 행정안전부 주도로 지방 공공기관의 운영과 관련해 ▷운영 효율화 ▷안전 강화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참여 확대를 추진한다. 또 기획재정부도 최근 개최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기능 축소, 정원 감축, 예산 절감, 자산 정리, 복리후생 정비 등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

양산시는 공공기관 혁신 조치로 우선 양산시시설관리공단(이하 양산시설공단) 이사장의 보수 체계를 대폭 개편한다. 8600만 원(수당 1500만 원 포함) 상당의 이사장 연봉을 최저임금 선인 2800만 원 선으로 대폭 삭감한다. 또 본부장직을 없애고 상임이사제 도입 등 조직 개편도 검토 중이다. 임원인 상임이사가 내부 업무를 총괄하도록 해 책임 경영과 경영 효율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양산시설공단은 이사장 아래에 본부장과 2개 사업부 내 15개 팀이 양산문화예술회관 등 20여 곳의 시설을 관리 운영한다. 그런데 현재 부장 한 명이 공석이어서 본부장이 부장직을 겸임하는 등 조직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새로 선임되는 상임이사 역시 연봉을 이사장 급여 수준으로 크게 줄일 계획이다. 상임이사 격인 지금의 양산시설공단 본부장은 연봉이 이사장 수준인 8000만 원 선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양산시는 새 이사장이 선임되면 양산시설공단의 조직 개편도 검토 중이다. 업무와 현장 중심의 인력 재배치 등 작업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고객 서비스 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새로운 보수 규정에 따른 양산시설공단 이사장 채용 공고를 최근 냈으며 다음 달 1일 임명할 예정이다. 상임이사도 공모로 채용해 공정성과 전문성을 도모한다.

양산시설공단의 대대적인 개혁으로 시 출자출연기관인 양산시복지재단도 영향을 받는다. 재단은 양산시장애인복지관과 웅상종합사회복지관 등 7개 기관을 관리한다. 나동연 시장은 “인구 50만 명의 중견 자족도시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시정 전반의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양산시설공단 역시 이러한 개혁 기조 아래 민선 9기 도내 시·군 중 최초로 경영혁신 작업에 나서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경남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가장 먼저 양산시가 산하 공공기관 개편에 나서면서 다른 시·군의 개편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광역단체인 경남도도 민선 8기 출범 초기부터 출자출연기관의 유사·중복 기능 재조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