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소기업 제품 홍보를 위해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 개소했던 동백상회가 1년 반 만에 창업 공간에 자리를 내주고 이전한다. 일관성이 떨어지는 행정이자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1일 부산 동구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 1층에 위치한 폐점된 동백상회 105호. 여주연 기자 / yeon@

1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 내 자리한 동백상회 중 하나인 부산 우수제품 쇼핑 매장(105호, 123㎡)이 지난 6월 영업을 중단했다. 우수제품 매장은 오는 11월께 해운대구 우동 일대에 재개점할 예정이다.

동백상회는 우수제품 매장과 부산 관광기념품점(106호, 51㎡)을 통합한 브랜드로 부산시가 2020년 11월 유라시아플랫폼 내에 마련했다. 우수제품 매장은 지역 중소기업 오프라인 판로지원 거점이자 지역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판매장 역할을 맡았다. 부산 제품의 테스트베드 기능도 수행했다. 부산의 관문인 부산역에 있는 데다 지역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날 수 있어 관광객은 물론 시민 발걸음도 조금씩 늘었다. 입점 제품 수가 개소 초기 기준 33개사 250개였지만 지난 6월 기준 69 개사 560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누적 매출액은 3억1860만 원이다.

하지만 부산시는 개소 1년 만인 지난 11월 우수제품 매장 이전을 결정했다. 유라시아플랫폼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창업 기능을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수제품 매장 자리에는 부산 창업카페가 들어설 예정이다. 유라시아플랫폼(지하1층·지상2층, 4910㎡)은 유라시아 관문도시 부산을 알리는 홍보관, 청년 창업 공간, 지역 문화 공간 역할 수행 등을 목표로 민선 7기 때인 2019년 9월 390억 원을 투입해 개관했다. 하지만 공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 등이 제기돼 민선 8기인 지난해 9월 부산시는 유라시아플랫폼을 창업인 거점 및 창업문화 확산 공간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이용객은 혼란을 표한다. 우수제품 매장을 애용했다는 시민 A(50) 씨는 “단순히 ‘이용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안내밖에 없어서 폐점하는 것인지 이전하는 것인지 알 수 없어 황당했다”며 “더욱이 이제 조금씩 위치가 인지되는 상황에 또 다른 장소로 옮긴다는 것은 국제 관광 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에 걸맞은 정책이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예산과 행정력도 낭비됐다. 재오픈할 장소는 사회공헌 활동 일환으로 민간 기업으로부터 공간과 인테리어 비용을 제공받을 예정이지만 처음 우수제품 매장을 조성할 당시 투입된 9000만 원은 의미가 없어졌고, 시는 이전지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행정력을 투입했다. 지역 기업들도 영업이 중단된 4개월 동안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할 기회를 잃었다. 애초부터 유라시아플랫폼 건립 목표, 상점 입점 위치를 신중하게 정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화위복으로 이전 조금 더 나은 동백상회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백기 동안 하지 못한 기업 대상 지원은 브랜드 페스타 때 보충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