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가짜 휘발유 판매행위가 고개를 든다.

가짜 휘발유를 판매하다 적발된 울산 남구 주유소에 봉인조치가 돼있다. 남구청 제공

26일 울산 남구와 남부경찰서, 한국석유관리원 등에 따르면 이들 3개 기관은 최근 울산 남구 상개동의 한 주유소에서 합동점검을 했다. 이 주유소에서 가짜 휘발유를 판매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민원과 신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점검 결과 경유는 이상 없었으나 휘발유에서 크실렌 등 다른 석유화학제품이 섞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남구는 휘발유 주유기에 봉인 조처했고, 이번 주 내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에 근거해 ‘영업정지’를 알리는 사전처분통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남부서도 탱크 내 휘발유를 전량 수거해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주유소는 불법 판매 후 같은 자리에서 간판만 바꿔 영업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르다 2016년 적발되기도 해 가중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석유사업법상 가짜 석유를 제조하거나 보관·판매하면 최고 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또 정량 미달 판매나 무자료 거래는 최고 2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울산지역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주유소에서 피해를 본 사례가 잇따라 게재된다. “가짜 휘발유에 당했습니다. 남구 쪽 싼 주유소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글쓴이는 “지난 10일 밤 남구의 A 주유소에서 4만 원어치를 주유한 직후 30여 분 만에 엔진 노킹현상이 발생해 연료가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짜 휘발유 판매 행위는 고유가 행진이 시작된 올해 들어 늘었다. 울산시 휘발유 품질 관련 행정처분 건수는 지난해 ‘0건’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3건’으로 늘어났다. 한국석유관리원의 휘발유 품질 신고 현황도 2020년 4건, 2021년 6건이던 것이 올해는 7월 22일 현재 8건이나 됐다.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최근 석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짜 석유 판매 행위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고객이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며 “기름을 넣은 후 차량 엔진 떨림이 있거나 소음 등 평소와 다른 이상이 감지되면 한국석유관리원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