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 관련 축제 중 국내 최대 규모인 통영 한산대첩축제를 치르는 한산대첩문화재단의 대표이사와 본부장이 동시에 사임하면서 3년 만에 열리는 올해 축제 개최에 비상이 걸렸다. 축제를 보름여 앞둔 시점에서 핵심 콘텐츠인 한산대첩 재현 행사와 관련된 협의조차 진행되지 않아 올해 축제가 졸속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통영한산대첩축제 홈페이지

19일 통영시와 한산대첩문화재단에 따르면 내달 6일 개막하는 한산대첩축제를 총괄 기획해 온 재단의 김모 대표이사와 곽모 본부장이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 6·1 지방선거 후유증으로 현 시장과의 불협화음이 사표 제출의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와 재단은 지난 18일 시청 강당에서 ‘제61회 통영한산대첩축제’ 준비사항 보고회를 열고 임시방편으로 이사 중 한 명을 새로운 대표로 선임하고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공석인 본부장은 내달 1일까지 공모를 진행 중이지만 개막 전까지 선임하기는 어렵다.

이같이 한산대첩축제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왔던 대표이사 사임과 본부장 공석으로 개막이 불과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올해 한산대첩 축제에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축제의 핵심 콘텐츠인 한산대첩 재현 행사에 대한 관계기관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00여 척의 어선이 참여하는 한산대첩 재현 행사는 안전관리와 참여 선박의 동선 지휘 등에 통영해경의 지원이 필수적이지만 아직 실무자 협의조차 열리지 않았다. 재현 행사에 참여할 어선도 확정하지 못했다. 재현 행사와 관련해 통영해경은 “올해 사천해경이 신설되면서 통영해경이 지원할 수 있는 범위가 축소되는 등 협의할 내용이 많은데 아직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다.

또 개막을 코앞에 둔 긴박한 상황에서 애초 계획에도 없던 모 방송사의 음악회 유치에 즉흥적으로 나서려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이 음악회를 유치하려면 막대한 예산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날까지 축제 개최를 위한 업체 선정 계약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정상 개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통영시는 축제 개최에는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축제를 개최하려고 많은 준비를 했다가 코로나19로 취소됐다”며 “올해 축제는 지난해 준비한 축제 위주로 열리기 때문에 행사 개최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통영시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제61회 한산대첩축제를 ‘장군의 눈물’이라는 주제로 내달 6일부터 14일까지 통영시 전역에서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