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간호조무사가 변칙 임금 계약을 맺거나 대체 인력이 없으면 연차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등의 노동 환경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사업장 종사자일수록 더욱 열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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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권익센터가 15일 부산시의회에서 실시한 ‘부산지역 소규모 의료기관 간호조무사 노동실태와 개선방안’ 토론회.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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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노동권익센터는 15일 부산시의회에서 ‘부산지역 소규모 의료기관 간호조무사 노동실태와 개선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부산에는 현재 활동 중인 간호조무사가 2만 명으로 추산된다. 토론회에는 전혜정 부산여자대 간호학과 교수, 전필녀 부산노동권익센터 연구위원, 주춘희 부산시간호사조무사회장, 전동환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기획실장 등이 참석했다.
노동권익센터는 지난 4월 부산 지역 간호조무사(7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사업장 규모가 작을 수록 열악한 간호조무사의 노동환경이 확인됐다. 50인 미만 병·의원 간호조무사 338명 중 60%가 변칙 임금 체계인 ‘네트제’ 계약을 했다고 답했다. 근로소득 및 4대 보험료는 사업주와 노동자가 반반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네트제는 근로소득 및 4대 보험료를 병원 측에서 모두 납부하는 대신 퇴직금은 지급하지 않는다. 노동자는 합의된 실수령액을 받는 대신 휴일·야간수당도 지급받지 못한다.
이 같은 현실은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심했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는 80.3%가 네트제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조무사 이모 씨는 “아침 8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일한다. 그러면 시간 외 수당이 지급돼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게 없다”고 토로했다.
근무일수도 길었다. 전체 응답자 중 27.5%만 주 6일 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 중 주 6일 근무를 하는 비율은 75.4%에 이르렀다. 또 50인 미만 병·의원 간호조무의 30%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작성하더라도 교부 받지 못했다. 32.8%는 임금명세서를 못 받았다.
각종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사업장 규모에 상관 없었다. 전체 응답자 중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는 비율은 50.2%다.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를 보면 대체인력이 없는 경우가 84.4% 가장 많았으며, 휴가 사용에 눈치가 보인다고 응답한 비율이 11.7%였다.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34.7%, 26.1% 밖에 되지 않았다. 한 간호조무사는 “초상을 치더라도 제가 대체 근무자를 구해서 내 돈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휴가를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자유 토론에서는 낮은 사회적 인식이 간호조무사 처우 개선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춘희 부산시간호조무사회장은 “자격시험을 거치지만 언제나 꼬리표를 붙인다. 의식 개선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근로기준법 미적용 대상인 5인 미만 사업장이 많은 것도 문제로 거론됐다. 전동환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기획실장은 “법에서 소외 되지만 사용자가 노동 관련 법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다 보니 노동자가 부당한 일을 많이 겪는다. 사업자 등록 발급 전 관련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