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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컴의 인류애…부산 넘어 글로벌 추모사업으로 승화를

리차드 위트컴 장군 40주기 부산서 업적 조명 특별좌담

  •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   입력 : 2022-07-10 20:05:10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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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7월 8일 오후 4~6시

▷장소: 유엔평화기념관 컨벤션홀

▷참석자(가나다순) :

강석환 위트컴희망재단 이사·부산관광협회 부회장, 김재호 부산대 전자공학과 교수, 박종왕 유엔평화기념관장, 박주홍 경북대 교수·전 육군 제5군수지원사령관, 전호환 동명대 총장·위트컴장군기념조형물건립추진위원장, 진양현 부산경제진흥원장

▷사회·정리:

오상준 국제신문 편집국장


- 부산대 땅 확보·메리놀병원 신축
- 6·25 전쟁 뒤 부산 재건에 헌신
- 서구와 학문·의료 교류에 이바지

- 추모는 韓 재건역사 뿌리 찾는 일
- 휴머니즘 리더십 주목이기도 해
- 전 세계인도 감동할 그의 스토리
- 엑스포 유치전 활용해도 좋을 것

- 젊은세대는 대부분 누군지 몰라
- 재조명 국가사업으로 전환 필요


지난 8일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평화기념관 위트컴 장군 상설전시실에서 좌담회 참석자들이 박종왕(왼쪽 네 번째) 유엔평화기념관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강석환 위트컴희망재단 이사, 오상준 국제신문 편집국장, 전호환 동명대 총장, 박 관장, 진양현 부산경제진흥원장, 김재호 부산대 교수, 박주홍 경북대 교수.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6·25전쟁 당시 유엔군 부산군수기지사령관으로 근무하면서 전쟁 여파와 잦은 화재로 폐허가 된 부산을 재건하는 데 온몸을 던진 리차드 위트컴(1894~1982·사진) 장군이 별세한 지 40주년를 맞아 국제신문은 장군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특별좌담을 마련했다. 그동안 이루어진 재조명 활동의 성과를 짚어보고, 장군의 고귀한 인류애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과 공유하자는 취지에서다. 장군의 기일인 12일 오전 11시에는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에서 추모식이 열린다. 이어 감사 오찬이 인근 유엔평화기념관에서 마련된다. 앞서 유엔평화기념관은 지난 8일 오후 1시~3시10분 김재호 부산대 교수와 박주홍 경북대 교수를 초청해 ‘위트컴 장군의 참 정신을 따라서’라는 주제로 시민 특강을 열었다.

-장군을 재조명하고 선양하는 사업의 의의는 무엇인가?

▶박종왕 관장 = 위트컴 장군에게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장군’ ‘파란 눈의 천사’ ‘전쟁고아의 아버지’ 같은 수식어가 붙어 있다. 그는 전쟁 영웅이 아니다. 전쟁 이후 재건과 평화의 수호천사다. 힘의 원리가 작동되는 국제정세 속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현실을 고려할 때 위트컴 장군의 인류애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박주홍 교수 = 세 가지 의의가 있다. 첫째, ‘과거를 잊은 자에게 미래는 없다’는 격언이 있듯이 위트컴 장군 재조명은 6·25전쟁 이후 전후 복구 및 재건 역사의 뿌리를 찾는 작업이다. 둘째, 1953년 11월 27일 일어난 부산역전 대화재로 집을 잃고 추위와 배고픔에 떨던 3만 명의 이재민에게 군수 창고를 개방해 먹을 것과 잠을 잘 텐트를 제공한 휴머니즘에 기반한 장군의 리더십에 주목해야 한다. 장군은 군법을 어기고 군수 물자를 민간인에게 지원했다는 이유로 군법회의에 회부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셋째, 한미동맹을 되짚어보는 계기를 제공했다. 장군은 전역 후에도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남아 한국인과 결혼했고 죽어서도 한국에 묻혔다.

▶강석환 이사 = 지역역사 연구가의 관점에서 볼 때 위트컴 장군은 국제 교류라는 부산의 정체성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후 복구 과정에서 부산대 장전캠퍼스 부지 확보, 메리놀병원 신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덕분에 부산지역 학문과 의료 분야 서양 문물과의 교류가 활발해졌다.

▶전호환 총장 = 부산역전 대화재 당시 장군에게 은혜를 입은 사람들이 1954년 11월 대화재 발생 1주년을 맞아 장군을 기리는 공덕비를 세웠으나 안타깝게도 사라졌다. 잊어버린 역사를 찾아 미래의 길라잡이로 삼아야 한다. 내가 위원장을 맡은 위트컴장군기념조형물건립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기념조형물을 세울 필요가 있다.

▶김재호 교수 =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우리를 위대한 정신과 행위로 이끌어주는 유일한 것은 위대하고 순수한 개인들의 본보기 삶이다”고 강조했다. 위트컴 장군의 삶이 바로 아인슈타인이 언급한 본보기 삶에 해당한다. 그가 실천한 인류애를 공유하면 세계인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감동할 것이다.

위트컴 장군 40주기 특별좌담회가 지난 8일 유엔평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리고 있다.
-위트컴 장군 재조명 사업 과제는?

▶진양현 원장 = 오늘 좌담회에 오기 전에 젊은 직원들에게 위트컴 장군을 아는지 물었는데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안타까웠다.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게 현재 시점에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부산대가 지역거점국립대학으로 성장하고, 부산 의료가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위트컴 장군은 동북아 글로벌허브도시로 성장한 부산의 씨앗을 뿌렸다는 관점에서 재조명해야 한다.

▶김재호 = 위트컴 장군이 군법을 어기고 부산역전 대화재 이재민에게 군수 물자를 나눠줬다는 이유로 미국 의회 청문회에 불려갔을 때 “전쟁은 총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라고 말해 의원들의 기립박수와 함께 많은 구호금까지 받고 부산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미국 의회 연설문은 아직 찾지 못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1일 미국 순방 일정 중 하나로 워싱턴DC 한국전 참전기념비 공원에서 열린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해 이 같은 위트컴 장군의 부산 사랑을 소개했다. 더 많은 사료와 팩트를 찾아 위트컴 장군 평전을 쓰고 싶다. 아울러 위트컴 장군 재조명 사업은 부산을 넘어 국가적 사업으로 승화돼야 한다.

▶박종왕 = 위트컴 장군 추모사업이 부산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위트컴희망재단, 부산대, 유엔평화기념관, 5군수지원사령부, 유엔기념공원 등 기관이나 단체별로 제각기 추진되다 보니 시너지 효과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와 국가보훈처가 적극 나서 전국 규모로 키워야 한다.

▶강석환 = 부산시의 위트컴 장군에 관한 관심이 부서장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 아쉽다. 지난해에는 부시장이 행사에 참석했는데, 올해는 실무자가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허남식 전 부산시장은 2012년 10월 24일 유엔의 날 기념식에서 장군의 부인인 한묘숙 여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정도로 관심을 가진 적도 있다. 위트컴 장군을 효과적으로 재조명하고 부산의 기억자산으로 가꿀지에 관한 부산시 차원의 용역이 필요한 시점이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가 부산을 넘어 국가적 과제로 부상했다. 위트컴 장군의 어떤 부분을 부각하면 엑스포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나?

리차드 위트컴 장군
▶진양현 = 부산의 ‘소트프 파워’를 제대로 보여주는 데 위트컴 장군을 적극 스토리텔링 해야 한다. 2030 부산엑스포의 비전은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다. 부산은 역사적으로 6·25전쟁 때 대한민국을 지킨 최후의 보루이자 임시수도로서 전쟁 폐허 위에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반전의 초석 역할을 했다. 그 중심에 위트컴 장군이 있다. 위트컴 장군을 비롯해 장기려 박사, 이태석 신부, 하 안토니오 몬시뇰, 알로이시오 신부, 매켄지 목사 등 타인을 위해 자신을 불사르는 ‘부산 정신’을 스토리텔링 하면 전 세계가 감동하고 부산엑스포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산엑스포의 비전과 맞아떨어진다.

▶전호환 =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곡물 가격과 유가가 치솟아 전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짙다. 전후 복구에 앞장선 위트컴 장군의 사랑과 평화 메시지를 부각할 필요가 있다. 국가마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바람에 국제 질서는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다. 위트컴 장군은 강대국의 이익에 앞서 추위와 배고픔에 떠는 약소국 국민을 먼저 생각했고 자기를 희생해 이를 실천했다. 이게 휴머니즘이다. 사람이 먼저이고 함께 살자는 인류 공영의 메시지를 실천했다. 부산엑스포 홍보대사인 BTS의 노래 가사에 담긴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 밖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위트컴 장군 40주기 기념 배지.
▶박주홍 = 놀랍게도 위트컴 장군과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을 세운 안의와(제임스 에드워드 애덤스) 선교사는 미국 캔자스주 토피카에 있는 워시번대학을 졸업하고 ‘토피카제일장로교회’를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동산병원은 실제 위트컴 장군이 유엔군 군수기지사령관으로 근무할 당시 AFAK(미군대한원조)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건립됐다. 토피카제일장로교회는 숭실학당을 세운 베어드(배위량) 선교사 및 부인 안애리 씨, 안의와 선교사 등을 한국에 파송했다. 베어드 선교사는 1891년 부산에 파송돼 초량교회의 모태이자 근대학교인 ‘한문학교’를 세웠다. 위트컴 장군은 어린 시절 이 교회를 다니며 파송된 선교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선교사의 꿈을 키웠고 군인이 됐지만 선교사적 삶을 실천한 것으로 보인다. 위트컴 장군 사상의 뿌리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리차드 위트컴(Richard S. Whitcomb) 장군 연보

1894년 12월 27일 미국 캔자스주 출생
1916년 미국 육군 소위 임관
1917년 제1차 세계대전 참전(마른전투참가)
1941년 제2차 세계대전 참전
1943년 영국 브리스톨해협 항구사령관
1944년 프랑스 노르망디상륙작전 군수 지원
1950년 그린란드기지 건설 군수 지원
1953년 한국군수사령관, 부산역전 대화재 이재민 지원
1954년 부산 재건활동, 부산대 부지 마련 및 메리놀병원 신축 지원
1954년 12월 군수사령부 해체, 전역
1955년 이승만 대통령 정치고문
1960~1970년 베트남·캄보디아 군사고문
1964년 한묘숙 여사와 결혼
1970~1980년 장진호 전투(1950년 11, 12월)서 숨진 미군 유해 발굴·송환 위해 부인 한묘숙 여사 북한 20여 회 방문
1982년 7월 12일 서울서 별세, 부산 유엔기념공원 안장
2017년 1월 부인 한묘숙 여사 별세, 유엔기념공원 위트컴 장군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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