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날씨칼럼] 장마는 공기덩이들의 전투

  • 유희동 기상청장
  •  |   입력 : 2022-07-02 07:09:39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먹구름에 덮인 건지산 날망으로 연거푸 시퍼런 벼락이 꽂히고 있었다. 전에는 거의 매일 밤 볼 수 있던 봉홧불이 장마가 시작되면서부터는 숫제 자취를 감추었다.’

장마가 시작된 지난 23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해변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윤흥길 중편소설 ‘장마’의 한 구절이다. 장마가 시작되면 하늘은 우중충하고 공기는 후터분하게 무거우며 꿉꿉함은 덤이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다 하늘에 구멍이 난 듯 쏟아지기도 한다.

장마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남쪽에서 시작된다. 부산의 평년(1991~2020년 평균) 장마철은 6월 23일 시작돼 7월 24일 끝난다. 이 기간에 비는 17.1일 내린다. 부산의 장마철 강수량은 402.2mm로 연강수량(1576.7mm)의 4분의 1이나 된다. 장마철 강수량은 2009년에 1044.1mm로 가장 많았다. 1994년에는 43.0mm로 가장 적었다.

변덕스러운 장맛비는 왜 매년 찾아올까. 지구 대기에는 다양한 성질의 공기가 존재한다. 서로 다른 공기가 부딪치면 맞닿은 면이 불안정해져 비구름을 만든다. 그들만의 전투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러한 불안정한 면이 지상과 닿는 부분을 전선이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전투선이다. 전선은 한 공기가 다른 공기를 밀어내거나 섞이면서 생기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한다.

넓은 지역에서 오래 머문 공기는 그 지역의 성질을 띤 고집스러운 거대한 공기덩이가 된다. 이것을 기단이라 한다. 기단들 사이의 전투는 꽤나 오래도록 힘겨루기를 하며 정체한다. 이들의 전투선을 정체전선이라 부른다.

대륙과 해양 사이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초여름에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열대성 기단(북태평양고기압)과 다양한 성격의 기단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는다.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는 시기가 바로 장마철이다.

기단 중 북태평양고기압은 동아시아에 많은 영향을 준다. 여름이 진행될수록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함에 따라 정체전선은 우리나라 남쪽에서부터 북쪽으로 이동한다.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정체전선을 북쪽으로 밀어내면 비로소 장마가 끝나고 무더운 여름을 맞게 된다.

장마철을 결정짓는 정체전선은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다. 발달한 구름대를 통해 정체전선을 유추할 수 있지만 이 구름대는 항상 뚜렷하게 발달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여러 기상요소를 분석해 정체전선 위치를 유추한다. 그래도 정체전선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장마를 예측한다는 것은 불확실성이 크다. 기상청이 장마의 시작과 끝을 ‘사전’이 아니라 ‘사후 분석’을 통해 발표하는 이유다.

정체전선 예측이 어려워도 기상청은 단기예보(3∼4일) 중기예보(10일) 장기전망(1·3개월)을 통해 강수 예측자료를 꾸준히 제공한다. 특히 기상청의 ‘날씨알리미 앱’은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날씨 현황과 예보뿐 아니라 몇 시간 내로 예상되는 위험 기상을 팝업으로 알려주고 있다. 미처 예보를 확인하지 못했더라도 위험 기상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장마철에는 기상정보를 자주 확인하고 침수·붕괴 위험지를 사전에 제거해야 안전하게 보낼 수 있다. 유희동 기상청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고속도로 달리던 중 렌터카 핸들에서 뱀 출몰…소방 출동
  2. 2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3. 3진주시, 70여 년 만에 보건소 단독 신청사 건립
  4. 4정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대한 주민 의견 최대한 많이 들을 터”
  5. 5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낮 최고 13~18도
  6. 6부산서 ‘불멍’ 즐기다 날벼락…일가족 2명 다쳐
  7. 7반도체 날개 달고 韓 수출 사상 첫 9000억 불 돌파…올해 1조 달러 달성할 듯
  8. 8진주서 택시 화재…운전자 등 2명 화상
  9. 9[속보]피 토하는 아들 방치하고 사망보험 가입한 보험설계사 母 징역 3년
  10. 10[속보]‘엿새째 무소식’ 부캉이 진짜 떠났나…3일 최종판단
  1. 1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2. 2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3. 3李 대통령 “다문화가정 지원, 문제 시정하는 게 차별 아냐”
  4. 4사천 공군기지 훈련기 공중 충돌 뒤늦게 알려져…부상자 없어
  5. 5北, 집속탄두 위력 과시…‘축구장 18개 면적’ 초토화
  6. 6장동혁 “박근혜, ‘인재들로 총선 이기고 정권 탈환’ 당부”
  7. 7[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8. 8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9. 9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10. 10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1. 1정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대한 주민 의견 최대한 많이 들을 터”
  2. 2반도체 날개 달고 韓 수출 사상 첫 9000억 불 돌파…올해 1조 달러 달성할 듯
  3. 3[속보]‘엿새째 무소식’ 부캉이 진짜 떠났나…3일 최종판단
  4. 4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종합)
  5. 5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6. 6이재용 일본 반도체 패키징 거점 방문, 日 소부장 협력 모색
  7. 7못 말리는 한국 제품 인기…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 눈앞에(종합)
  8. 8은행 부실채권 1년만에 1조3000억 늘었다…8년6개월만에 최대
  9. 9동원개발, 협력사와 손잡고 ‘안전보건 상생’ 다짐
  10. 10국산 비만약 에페 공급가, 마운자로보다 40% 저렴
  1. 1고속도로 달리던 중 렌터카 핸들에서 뱀 출몰…소방 출동
  2. 2진주시, 70여 년 만에 보건소 단독 신청사 건립
  3. 3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낮 최고 13~18도
  4. 4부산서 ‘불멍’ 즐기다 날벼락…일가족 2명 다쳐
  5. 5진주서 택시 화재…운전자 등 2명 화상
  6. 6[속보]피 토하는 아들 방치하고 사망보험 가입한 보험설계사 母 징역 3년
  7. 7[한 손 뉴스] 마르는 회야강에 낙동강 물 공급 검토…양산시 타당성 조사 착수
  8. 8부산 영도 조선소 러시아 어선 화재…소방대원 1명 부상
  9. 9밤부터 비 그치고 월요일 오전 맑아져…평년 기온 보일 듯
  10. 10[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1. 1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2. 2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3. 3‘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4. 4“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5. 5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6. 6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7. 7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8. 8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9. 9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10. 10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부산에 살어리랏다…신(新)청산별곡
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