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자수첩] 경찰과 검찰의 차이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22-06-23 20:36:38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경찰청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한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은 선거 전 립서비스였던 것 같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새 정부가 경찰을 바라보는 시각은 명확하다. 권한이 비대해졌으니 이를 통제해야 한다는 거다. 경찰의 독립성은 뒤로 밀렸다. 통제 방법도 지나치게 노골적이다.

최근 경찰과 검찰의 고위직 인사가 연달아 있었다. 먼저 인사를 발표한 건 경찰이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1일 28명의 치안감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사상 초유의 인사 번복 사태는 논외로 두자. 어찌 됐든 행안부가 인사 최종안을 발표한 것은 밤 9시가 지나서였다. 부임일은 바로 다음 날인 22일. 인사 소식을 뒤늦게 전달받은 전국의 치안감은 부랴부랴 짐을 싸 새 부임지로 향했다. 한 치안감은 당일 밤 연락을 받고 급히 비행기를 알아보느라 진땀을 뺐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나온다.

바로 다음 날 있었던 검찰 인사는 오후 4시 30분 단행됐다. 대검검사급(고검장 검사장) 검사 33명이 새 자리를 찾았는데, 이들의 정식 부임 일자는 오는 27일이다. 그간 함께 일했던 직원과 석별의 시간을 나눌 시간,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시간이 5일 정도 주어졌다.

하루 만에 벌어진 두 인사는 시기와 방법 면에서 크게 비교된다. 경찰은 배려받지 못했다. “순경도 이런 식으로 인사를 내지 않는다”며 씁쓸해하는 한 경찰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정부가 경찰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조직의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도 검찰과 비교된다. 검찰은 검수완박 등 조직의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일사불란하게 맞섰다. 상대가 장관이든 대통령이든 상관없이 ‘맞짱’을 떴다. 평검사는 연판장을 돌리고, 고위직은 너도나도 옷을 벗겠다며 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경찰은 이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지난 21일은 치안감 인사뿐만 아니라 행안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의 경찰 통제 권고안이 공개된 날이기도 했다. 경찰국 설치,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장 지휘 규칙 제정 등 경찰의 인사 감사는 물론 수사 분야까지 행안부가 통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그 어떤 경찰 고위급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단 한 명, 김창룡 경찰청장만 “직을 걸겠다”고 했지만 공허하다. 김 청장은 2년의 임기 중 마지막 한 달이 남았을 뿐이다. 젊은 경찰만이 내부 게시판에 글을 적고, 직장협의회에서 입장을 내지만 구심점이 없다. 한 경찰은 지휘부의 침묵에 “총경급 이상 고위직이 목소리를 내야 화제가 되고 영향도 받을 텐데 조용하다. 백날 소총만 쏴서 뭐 하나”며 자조한다.

이해는 된다. 검사는 옷을 벗으면 변호사 개업해 먹고 살 수 있지만, 경찰은 옷 벗으면 할 수 있는 게 뚜렷하지 않다. 이 탓에 조직 내 보신주의가 만연한 것도 맞다.

그러나 자신이 평생을 몸담은 조직의 명운이 백척간두에 서 있다. 경찰은 싸울 것인가 보신(保身)할 것인가. 선택이 궁금하다.

박호걸 메가시티사회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화물연대-정부 28일 첫 교섭…결렬 땐 업무개시명령
  2. 2‘697표차’ 부산사하갑 총선 내달 2일 재검표…뒤집힐까
  3. 3박형준표 15분 도시 ‘국힘 시의회’가 제동 걸었다
  4. 4산업은행 영업점 총괄실 부산 이전…1월부터 본격 가동
  5. 5"보리밥 좀 더 먹으려 방장 수락…생존 위해 거절 못했다"
  6. 63년 만의 부산불꽃축제 다음 달 17일 열린다
  7. 7인천서 일가족 참변…10대 형제 2명 사망, 40대 부모 뇌사상태
  8. 8[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겁 없는 가나 초반에 기죽여야…공격수 ‘골 욕심’ 내라”
  9. 9부산항 컨 물량 80% 급감…공사현장 시멘트·레미콘 동났다
  10. 10해경, 남천마리나 무단사용 혐의 입주업체 송치
  1. 1‘697표차’ 부산사하갑 총선 내달 2일 재검표…뒤집힐까
  2. 2박형준표 15분 도시 ‘국힘 시의회’가 제동 걸었다
  3. 3검찰 수사 압박에 이재명 “언제든 털어보라”
  4. 4관저회동 尹·與, 이상민 파면 일축…野 “협치 포기 비밀만찬”
  5. 5윤 대통령 지지율 최대폭 상승, 30%대 중반 재진입
  6. 6윤 대통령, 28일 사천 우주항공청 포함 '우주경제 로드맵' 발표
  7. 7한 총리 BIE 총회 참석, 부산 엑스포 3차 PT 나선다
  8. 8[뭐라노]부산 사하갑 697표차 재검표 결과는?
  9. 9국조 합의에도 여야 강대강 충돌 계속되나
  10. 10주한미군에 우주군사령부 만든다…'北ICBM 위협'에 서둘러
  1. 1화물연대-정부 28일 첫 교섭…결렬 땐 업무개시명령
  2. 2산업은행 영업점 총괄실 부산 이전…1월부터 본격 가동
  3. 3부산항 컨 물량 80% 급감…공사현장 시멘트·레미콘 동났다
  4. 4가상자산 과세 내년 시행하나
  5. 5중도매인·부산항운노조 이견…공동어시장 경매 3시간 지연
  6. 6수소차 밸브 글로벌 선두주자…선박·기차 분야로 영역 확장
  7. 7현대차 넥소용 밸브 양산…1000만 불 수출탑 등 수상
  8. 8정부 내년 성장률 1%대로 낮추나
  9. 9[단독]부산엑스포 현지실사 내달 확정…'내년 3말·4초' 가능성
  10. 10국내기업 인사철, 부산 경남 인맥 속속 CEO로
  1. 1"보리밥 좀 더 먹으려 방장 수락…생존 위해 거절 못했다"
  2. 23년 만의 부산불꽃축제 다음 달 17일 열린다
  3. 3인천서 일가족 참변…10대 형제 2명 사망, 40대 부모 뇌사상태
  4. 4해경, 남천마리나 무단사용 혐의 입주업체 송치
  5. 52개월 여정 끝낸 갈맷길 원정대…전 구간 완보는 25명
  6. 6“가족도 시설도 노인부양 부담 가중…지역사회 돌봄은 시대 과제”
  7. 7고리 2호 연장 공청회 파행에도 강행, 한수원 ‘원안법 규정 악용’ 꼼수 의혹
  8. 8점심식사 시간 활용해 건강검진…의료버스, 질병예방 파수꾼 역할
  9. 9부산진구·북구 공유주택 구축…맞춤형 집 수리도 진행
  10. 10오늘의 날씨- 2022년 11월 28일
  1. 1[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겁 없는 가나 초반에 기죽여야…공격수 ‘골 욕심’ 내라”
  2. 2전세계 홀린 조규성, 가나 골망 뒤흔들까
  3. 3황희찬 못 뛰고 김민재도 불안…가나전 부상 악재
  4. 4스페인 독일 무 일본은 패 죽음의조 16강 안갯속
  5. 5아시아의 약진…5개국 16강 가능성
  6. 6완장의 무게를 견딘 에이스들
  7. 7카타르 월드컵 주요 경기- 11월 28·29일
  8. 8경기장 춥게 느껴질 정도로 쾌적, 붉은악마 열정에 외국 팬도 박수
  9. 9일본, 코스타리카에 1-0 패배…16강 불투명
  10. 10레반도프스키 월드컵 본선 첫 골…폴란드, 사우디에 2-0승
우리은행
노인일자리 새로운 대안…우리동네 ESG센터
장난감 리폼해 취약아동에 기부…체험교육장 키즈카페처럼 꾸며
부랑인 시설 인권유린 증언
"보리밥 좀 더 먹으려 방장 수락…생존 위해 거절 못했다"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