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임시사용 승인 기간이 종료되는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의 운명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부산롯데타워가 부산시 경관심의위원회를 조건부 통과하면서 사용기간 연장 승인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시는 롯데 측의 사업의지가 부족하다며 강경 분위기를 유지 중이다. 이에 따라 1년 단위가 아니고 롯데타워 사업 경과별로 연장 승인 기간을 월 단위로 나누는 ‘단축 승인’ 가능성도 나온다.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 전경. 국제신문DB

29일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롯데쇼핑이 지난 12일 롯데백화점 광복점 임시사용 기간 연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기간 연장 승인을 위해서는 실시계획인가를 연장해야 한다. 이 사업은 애초 도시계획 사업으로 진행돼 실시계획인가를 받아야 한다. 시는 30일 또는 31일 실시계획인가와 임시사용 기간 연장 승인 건을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다.

시 안팎에서는 백화점과 마트 등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3300여 명으로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조건부지만 롯데타워가 시 경관위를 통과한 만큼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다만 롯데 측이 지금보다 더욱 진정성을 담은 롯데타워 건립의 추진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시가 올해 초 임시사용 연장 승인 불허 방침을 발표한 것은 2013년 터파기 중 공사를 중단하고, 2010년부터 무려 12년째 임시사용 형태로 광복점 영업을 하면서 롯데타워 건립에 소극적이었던 점이 작용했다.

무엇보다 2020년 9월 시 경관위 재심의 의결을 전후한 롯데 측의 행태다. 롯데 측은 2019년 1월 107층(428ｍ) 초고층 건축계획을 철회하고, 2023년까지 56층(300ｍ) 전망대 및 공중수목원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 측은 계획을 밝힌 지 1년6개월이나 지난 뒤에야 시에 경관 심의를 신청했다. 재심의 의결 뒤에도 롯데 측은 후속 행정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시에서는 1년 단위가 아니고 롯데 측의 사업 추진 의지와 경과를 판단해 월 단위로 승인을 해주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김광회 도시균형발전실장은 “시 경관위 통과 내용과 롯데 측의 사업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동안 롯데 측이 고용 등을 볼모로 12년째 연장한 만큼 이번에는 시간에 쫓겨 승인을 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