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서 재배된 농산물에서 녹조 독성이 발견돼 시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이를 검사할 행정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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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낙동강 녹조.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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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녹조로 인한 농산물 독성에 대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시는 지난 16일 열린 제25차 낙동강 수질관리협의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이번 건의는 최근 낙동강 인근 농산물에서 실제로 녹조 독성이 검출돼 시민의 우려가 생겨난 점이 계기가 됐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 3월 22일 낙동강 하류(경남지역)에서 재배한 쌀 샘플 2개를 검사한 결과 녹조 성분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각각 3.18, 2.53㎍/㎏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프랑스 식품환경노동위생안전청(ANSES)의 생식 독성 기준(성인 0.108㎍) 등 해외의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수치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발암 물질인 동시에 간에 독성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 정자 수를 감소시키고, 여성 난소에도 악영향 미치는 등 생식 독성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프랑스와 미국 캘리포니아 등에서는 하루 섭취 안전 기준을 정해뒀다.
그러나 국내에는 마이크로시스틴 등 녹조 독성이 농산물에 미친 영향을 점검하는 행정 기준이 없다. 환경단체가 소수의 샘플을 통해 대학 등 연구 기관에 조사를 의뢰하는 것 외에는 공식적인 기록도 없다. 녹조 독성의 범위나 농축 정도도 알지 못한다. 당연히 농산물의 녹조 독성 성분을 검사하는 기관이나 장비, 인력도 부재하다.
녹조는 강의 하류로 갈수록 축적돼 그 농도가 더욱 심해진다. 그런 만큼 부산지역 농산물에 대한 검사 필요성은 어느 곳보다 크다. 특히 서낙동강 물을 쓰는 부산 강서구의 농가는 녹조 독성의 위험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서낙동강은 대저수문으로 물을 가둬두는 탓에 낙동강 본류보다 물 고임이 심하다. 게다가 올해는 전년보다 평년 대비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부터 낙동강 중·하류에 마이크로시스틴 등이 출현해 대량 증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문가는 법적 기준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부경대 이승준(식품공학과) 교수는 “미국 등과 달리 국내는 행정적으로나 법적으로 독성물질 검사를 위한 기준이 마련돼있지 않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수돗물에서도 미량 검출되는 상황이라, 식품과 합치면 부산 사람이 먹어온 양은 적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물을 담당하는 환경부와 농산물을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관할 문제 때문에 누가 먼저 행동에 나서기를 어려워하고 있다”며 “대신 식약처에서 관련한 기준 마련에 착수하는 등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