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64> 검은 별과 블랙홀 ; 무한한 호기심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2-05-16 19:09:4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①인간이 먹고 사는 데 아무런 쓸 데와 영양가가 없다. ②연구 스케일이 가장 크다. ③인간의 끊임없는 호기심에 따른다. 이러한 설명에 부합되는 학문은? 천문학이 아닐까 싶다. 천체물리학이라고도 불린다. 과거의 점성술이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유용한 수단이었다면 현대의 천문학은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무한한 지적 욕구를 채우려는 대단한 작업이다. 이 천문학이 탐구하는 대상들 중 가장 기묘한 걸 딱 하나 꼽자면? 단연코 블랙홀이다.

검은 별 같은 블랙홀 평면도
블랙홀(black hole)은 말 그대로 검은 구멍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구멍이 아니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에 빨대와 같은 구멍이라고 한다. 될수록 근사(近似)하게 말하자면 도무지 이상한 점이다. 천체물리학자들은 특이점(singularity)이라는 전문용어를 쓴다. 부피는 제로(0)인데 밀도는 무한대(∞)다. 이상하고 특이한 점이 아닐 수 없다. 이 점의 정체는 별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별(star)이 아니라 빛나지 않는 검은 별(dark star)이다. 항성 행성 위성 혜성 혹성도 아니다. 초신성 중성자별 적색거성 백색왜성도 아니다. 어떤 별들이 계속 수축해서 어느 특정 임계 반지름보다 작아진다면 어느 무한대 상황이 되고 그 별은 자체 중력을 못 견디고 한 점으로 붕괴된단다. 그 어떤 물리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요상한 특이점이다. 그러니 검은 구멍이 아니다. 매우 이상한 특이점과 사건의 지평선이라 불리는 경계면이 블랙홀이란 검은 별이다.

이러한 경계면 안 블랙홀로 들어오면 빛마저도 빠져나갈 수 없다. 블랙홀에서의 탈출속도는 광속 이상이어야 하는데 블랙홀은 무지막지 무시무시한 중력으로 초속 30만km 광속을 잡아 당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블랙홀은 모든 걸 빨아 당기만 할까? 이에 천체물리학자들은 그럴듯한 용어를 만들어냈다. 화이트홀! 하얀 구멍은 아니다. 블랙홀의 반대 개념이다. 블랙홀로 무한수축된 질량이 에너지로 방출되는 가상 시공간이다. 덩달아 나온 웜홀이란 따뜻한(warm) 구멍이 아니라 벌레(worm) 구멍이다. 벌레가 열매 속을 갉아 먹어 만든 통로처럼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길이다.

정말로 우주에 블랙홀-웜홀-화이트홀이 있을까? 일단 블랙홀에 대해 과학계는 그 존재를 분명히 인정했다. 펜로즈(Roger Penrose 1931~)는 1964년 ‘중력 붕괴와 시공간 특이점’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아인슈타인이 이론적으로 예측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부정했던 블랙홀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논문이었다. 이 논문을 바탕으로 펜로즈는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블랙홀을 관측하는 데 성공한 두 명의 천체물리학자들과 함께. 펜로즈의 제자였던 호킹(Stephen Hawking 1942~2018)은 블랙홀의 특이점이 빅뱅의 특이점과 유사하다고 여겼다. 우리 우주가 어느 특이점의 대폭발로 생겼듯 또 다른 우주가 어느 특이점의 대폭발로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주가 여러 개이겠다. 평행 우주론과 다른 다중 우주론이다. 무거운 질량에 의해 시공간이 휘어지고 이에 따라 생기는 중력과 중력장 및 중력파까지는 대충 이해하겠다. 더 이상은 감당하기 힘들다. 그래도 신비한 우주를 알고 싶어 하는 천체물리학자들의 무용한 지적 탐구는 끝이 없다. 이러다 정말로 인간이 신의 경지에 도달할 것만 같다.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도청도설] if, 손아섭
  5. 5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6. 6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7. 7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8. 8[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9. 9[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10. 10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6. 6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8. 8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57년 평생 심한 말더듬에 고통…소통 연결고리 이어주길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