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해 공포되면서 형사사법체계가 일거에 대변동을 맞았다. 수사권 상당 영역을 잃은 검찰은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청구를 준비하는 등 법안 저지에 마지막 총력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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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무회의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공포된 3일 오후 검찰총장 업무 대행인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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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공포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두 법안은 4개월 이후 시행된다.
이날 본회의를 거친 개정 형사소송법의 핵심은 검찰의 보완 수사 범위가 줄었다는 점이다. 기존법에서 검사는 범죄 혐의가 생각될 때는 언제든 수사를 개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 중 ▷적법하지 않은 절차로 체포·구속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고소인 등이 이의신청하는 경우 ▷경찰이 시정조치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완수사를 할 수 있다. 애초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된 원안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과 ‘동일한 범위’ 내에서만 보완수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범죄 엄단을 저해한다는 각계 지적이 잇따르면서 수사 범위를 다소 넓혔다.
별건 수사를 금지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새 법은 수사기관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별개 사건을 부당하게 수사해선 안 된다고 명시했다. 또 다른 사건의 수사로 확보한 증거나 자료를 내세워 관련 없는 사건에 대한 자백이나 진술을 강요할 수 없도록 했다.
경찰 수사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주체에서 고발인을 제외하는 규정도 추가됐다. 원래 고소인·고발인·피해자·법정대리인은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릴 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혐의가 없다거나 죄가 안 된다고 경찰이 판단한 사건을 두고 재수사를 요청하는 것이다. 고발인이 정치적 목적 등을 이유로 이의신청을 남용하는 문제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법조계 일부는 내부 고발자 등 사실상 당사자까지 이의신청을 할 수 없도록 길을 막았다고 평가한다.
검찰의 수사 범위를 6대 범죄에서 부패·경제 범죄로 좁힌 검찰청법 개정안과 종합해보면, 검찰은 기존 수사 권한 상당 부분을 잃었다. 수사권의 완전 박탈까진 아니지만 검찰은 대부분의 수사에서 경찰이 밑그림을 그린 사건에 덧칠하는 수준에서만 보완 수사를 할 수 있게 됐다. 검사 자신이 수사를 개시한 사건은 공소를 제기할 수도 없다.
이날 대검찰청은 검찰 구성원 3376명의 호소문을 대통령 비서실 앞으로 전달하는 등 문재인 대통령이 법률안 공포를 거부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 2일과 이날엔 문 대통령에게 각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또 이번 개정안들이 검사를 영장청구 등 수사주체로 규정한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효력정지 가처분신청도 낼 방침이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등 시민사회에서도 헌법소원을 추진하고 있다.
칼자루를 쥐게 된 경찰이 칼을 제대로 부릴 여건을 갖췄는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한 교수는 “이때까지 검찰 수사가 불공정했던 건 사실이다. 기소권을 제대로 쓰지 않거나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해왔다”면서도 “전국을 돌아다니는 검사와 달리 경찰은 지방세력과 결탁할 여지가 크다. 일선 수사관의 역량 문제도 대두될 거다. 당장 중대범죄수사청이 없는 상태에서 경찰의 이런 문제들은 더욱 격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