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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47> 이영호 이뮤니크㈜ 대표이사

국내 제대혈 치료 길 개척…이젠 세포치료제 개발 몰두

  • 김일출 Systems Wisdom Korea 대표이사
  •  |   입력 : 2022-05-01 18:56:47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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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8년 다섯 살 백혈병 환자에
- 국내 최초로 제대혈 이식해 완치
- 관련 법률제정 등 의료발전 도와

- 유전자편집 연구개발 집중 위해
- 하지 마비 위험에도 척추 수술
- 면역세포로 난치질환 치료 앞장

제대혈은 태반과 제대(臍帶·태아와 태반을 연결하는 탯줄) 속에 있는 혈액이다. 혈액에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이라는 형체가 있는 세포가 있다. 나머지는 혈장 성분이다. 혈액을 원심 분리 시켜보면 가운데 백혈구가 모이고, 적혈구가 쌓이고 혈장(물)이 있다. 백혈구 안에 줄기세포도 있고 면역 세포도 있다. 이를 추출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기세포를 배양할 수 있다. 면역 세포만 뽑아낼 수도 있다. 백혈구 성분의 면역세포 중에서 조절 T세포만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이영호(62) 한양대 의대 교수가 대표이사로 있는 이뮤니크㈜ 다.
이영호 한양대 의대 교수 겸 이뮤니크㈜ 대표가 제대혈을 이용해 난치성 면역세포 치료제 개발 연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최근 설립된 바이오 회사의 경우 제대혈을 가지고 연구하는 곳이 있다. 일반 말초 혈액으로 연구하는 곳도 있다. 소스가 다를 뿐 연구 트랙은 다르지 않다. 제대혈을 통한 연구는 제대혈에 들어 있는 줄기세포나 면역 세포가 지닌 장점을 활용하는 데 있다. 이 대표는 제대혈로 면역세포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면역세포에는 대표적으로 조절 T세포와 NK세포가 있다. 조절 T세포는 자가면역, 감염, 종양 면역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에 쓰인다. NK세포는 바이러스 감염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면역계다. 항암치료제 개발에 사용된다. 이뮤니크는 NK세포와 제대혈 유래 조절 T세포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32년간 제대혈을 활용한 진료, 기초와 임상 연구를 했다. 이 과정에서 관련 법률 제정을 돕고 정책 개발과 사용자 안내서를 만들기까지 제대혈사업 전반에 그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기증제대혈은행의 설립도 주도했다. 그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제대혈 전문의와 연구자라는 평가가 붙는 이유다.

그는 부산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한양대 의대를 졸업했다. 소아 혈액 및 소아암 환자를 진료한다. 부산백병원에서 수련을 마치고 1989년 동아대 의대 교수가 됐다. 그의 선택은 제대혈 연구와 치료 분야. 1991년 미국 UCLA 병원에서 소아혈액종양과 골수이식을 연수했다. 1998년 국내 최초로 제대혈 치료에 성공했다. 동아대 의대 소아과 교수 때였다. 의대 교수 재직 기간 절반 가까이 부산에서 보냈고 이 무렵 전국적 명성도 쌓았다. 2005년 모교인 한양대 병원으로 옮겼다. 그는 정년을 몇 년 앞두고 이뮤니크㈜의 대표이사가 됐다. 제대혈을 이용한 세포치료제 개발 전문 벤처다.

그는 지난해 11월 하지마비 위험을 무릅쓰고 대수술을 받았다. 만 3살 무렵 앓았던 척추 결핵의 후유증으로 굽어진 척추를 치료하기 위해서다. 60년 가까이 웃옷을 벗을 수 없었다. 굽었던 허리는 펴졌다. 키가 4㎝ 자랐다. 이를 감춰야 했던 불편한 마음도 치료됐다. 어머니는 펑펑 울었다. 지난달 13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제대혈을 이용한 치료의 길을 열며 30년을 왔다.

▶부산 동아대 교수로 첫발을 디뎠을 때 나의 관심은 줄곧 국내 최고 의사가 되는 길이었다. 제대혈을 국내 최초로 치료에 도입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동아대병원 근무 시절에 간 미국 UCLA 연수가 결정적인 계기였다. 소아암과 백혈병에 제대혈을 이용해 치료하는 것을 보고 배웠다. 이제까지 국내 논문 117편과 국제 논문 70여 편을 발표했다. 이중 절반 이상이 제대혈 관련 연구 결과다. 표준 가이드라인이 담긴 정부고시안(案), 관련 법률안이 대부분 내 손을 거쳤다. 지방정부 지원으로 부산 동아대병원에 최초로 기증제대혈은행을 열었다. 2000년 6월 2일이다. 제대혈 이식에는 기증제대혈은행이 필수적이다. 이를 기폭제로 전국에 기증제대혈은행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기증제대혈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 제대혈정보센터 설립에 초석을 마련했다. 2010년부터 뇌성마비 환자들에게 제대혈세포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임상시험을 국내 최초로 수행했다. 2016년에는 백혈구 촉진 인자(G-CSF)와 자가 말초혈 조혈모세포를 이용한 뇌성마비 환자 치료에 관한 임상시험을 세계 최초로 했다. 2011년 보건복지부 초대 제대혈위원장을 지냈다. 2018년 다시 호선돼 제대혈사업의 미래를 견인하고 있다. 실제 활용을 위해 정책 개발에도 정성을 쏟았다. 지난해 11월 정부 근정포장을 받았다. 앞으로 30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동아대병원을 제대혈 이식 메카로 만들었다.

▶전공의 시절 스승인 부산백병원 이순용 교수의 지도를 받아 혈액과 소아암을 전공했다. 한계에 도전하고 싶었다. 전문의를 마치고 동아대 교수가 됐다. 부산 경남지역에 골수이식(조혈모세포이식)을 할 수 있는 병원이 없었다. 환자가 생기면 모두 서울로 보내야 했다. 동아대 근무 2년반 만에 미국 UCLA 소아혈액종양분과 및 조혈모세포이식센터로 연수를 다녀왔다. 동아대병원에 조혈모세포이식을 할 수 있는 체계를 전국 처음 구축했다. 오랜 준비 끝에 1998년에 만난 환자에게서 첫 성공을 거뒀다. 급성 림프모구백혈병 환자였다. 조혈모세포이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임신 중인 환자의 어머니로부터 동생의 제대혈을 확보했다. 조직적합항원이 환자와 일치해 제대혈 이식을 시행했다. 국내 최초로 제대혈을 이식해 백혈병을 치료한 환자다.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몽골, 러시아 등 해외동포 환자도 몰려들었다. 제대혈 이식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그때 다섯 살이었던 환자는 완치돼 지난해 1월 결혼했다. 부산에 가서 주례를 섰다. 16년간 젊은 시절을 보낸 동아대병원 교수 시절을 잊을 수 없다.

-유전자 편집을 통한 3세대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2018년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학회에서 인도 여교수가 조절 T세포, 면역세포 치료를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필요한 돈이 250억 원 정도였다.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었다. 국내 생명공학을 이끄는 메디포스트에 이를 전달하고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면역세포치료제팀이 2020년 3월 1일 신설됐다. 이를 토대로 이듬 해 4월 1일 이뮤니크㈜가 설립됐다. 대표이사로 지휘봉을 들었다. 자가면역질환인 루마티스관절염, 루푸스, 건선 등의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제대혈 면역세포를 이용한 것이다. 10년 내지 15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1세대 기본적인 제대혈 유래 조절 T세포 플랫폼은 거의 완성됐다. 자가면역질환 중에서 이식편대숙주병의 예방과 재생불량빈혈 환자의 치료에 적용할 예정이다. 2년 내에 임상시험 1상이 목표다. 유전자 편집으로 3세대 플랫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반신 마비를 감수하고 큰 수술을 받았다.

▶내 몸은 어릴 때부터 ‘곱추’ 같았다. 의학적으로는 척추성 결핵으로 흉추 12번과 요추 1번이 붙어 삼각형 구조로 변형됐다. 그래서 등 쪽이 튀어나오고 신경을 누를 수도 있다. 만 3세부터 61세인 지난해까지 내 몸 상태가 그랬다. 초등학교 1학년 될 때까지 허리 전체를 감싸는 통깁스를 했다. 이뮤니크㈜ 대표이사에 취임하고 향후 회사 경영전략을 수립할 당시 한 시간 정도 운전하면 다리가 저렸다. 그냥 두고 지낼 수 없었다. 마침 우리들병원그룹 대표 이상호 회장과 인연이 닿았다. 현상적 상태만 치료하고 경과를 볼지, 전체를 교정할지 의료진 안에서도 의견이 대립했다. 임시방편의 디스크 치료가 아닌 척추 교정술을 결심했다. 지난해 11월 29일 입원해 30일 수술받았다. 마취 시간을 빼고 수술만 8시간 걸렸다. 농축 적혈구 7파인트를 수혈했다. 시야 확보를 위해 12번째 갈비뼈 일부를 절단하기도 했다. 입원 중 재수술도 했다. 수술 과정에 위장의 위치가 바로 잡혀 몇 년간 버릇처럼 있던 잔기침도 멈췄다.

- 첨단 치료와 특화 병원, 의료 관광을 연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김일출 Systems Wisdom Korea 대표이사
▶부울경의 의료 경쟁력은 서울에서 치료하지 않는 첨단 치료 방식으로 시술할 때 확보된다. 성형과 재활도 더욱 저렴한 가격에 질 높은 진료와 고급 시설을 만들면 된다. 서울뿐만 아니라 동남아 환자도 충분히 불러들일 수 있다. 첨단 치료를 하면 암 환자가 말기에 얼마든지 부산 내려올 수 있다. 재활하고 휴양을 취하면서 치료할 수 있다. 첨단 치료와 암 재활 성형에 특화된 병원을 만들어 의료관광과 연계해야 한다. 천혜의 관광자원 해운대도 있다. 웬만큼 해가지고는 안 된다. 스케일 크게 제대로 해야 한다.


◇ 이영호 대표이사는

▷1960년 부산 출생 ▷학력 : 남일초·건국중·동아고 졸업, 한양대 의대 졸업, 동 대학 대학원 의학석사·의학박사 ▷경력 : 소아과 전문의, 동아대 의대 교수, 미국 UCLA 소아혈액종양학 및 골수이식센터 연수, 베일러 의대 및 텍사스의료원 골수이식센터 연수, 동아대 소아과 과장 및 주임교수, 세계인명사전 ‘마르퀴즈후즈 후’ 등재, 한양대 의대 교수(현), International Biographical Center 등재, 보건복지부 제대혈관리 종합대책 태스크포스 위원장, 보건복지부 제대혈 위원장(현), 한양대병원 암센터 소장, 이뮤니크㈜ 대표이사(현) ▷학회 : 미국 혈액학회 정회원,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제대혈위원장, 소아청소년임상종양국제학회지 편집위원,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장 ▷수상 : 부산시장상, 제11차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하계학술대회 우수연제상,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대통령상,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 학술공로상,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자 정부포상(근정포장) ▷저서 : ‘소아청소년암완치자의관리’(범문에듀케이션), ‘혈액학’(EPublic), ‘소아과학’(대한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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