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전문법원이 들어서는 데 최적의 장소는 부산이라는 연구 용역 결과가 발표된다. 연구진은 부산에 해사전문법원이 설립되면 해양 법률 서비스 부문 등에서 50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생겨날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회관에서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관한 ‘해사법원 설치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김정록 기자

부산시는 29일 ‘해사법원 부산설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한국해양대에 의뢰한 해사전문법원 부산설립 타당성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고 28일 밝혔다.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공청회는 해사법원부산설립 범시민추진협의회와 부산·울산·경남변호사회, 부산항 발전협의회 등이 공동으로 개최한다.

시에 따르면 연구진은 전국을 관할 범위로 하는 지방법원급 해사전문법원 1곳을 부산에 우선 설치하는 안을 제시했다. 해사전문법원이 담당하는 주요 사건은 해사민사사건을 중심으로 처리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연구진은 해사법원이 생기면 해상운송 선박매매 선박금융 등 해운조선업과 연관된 법률 서비스 부문과 금융 거래 서비스 부문 등에서 50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창출된다고 추산했다.

한국은 선박량 기준 해운산업 세계 4위, 해외선사 수주량 기준 조선산업 세계 1위의 해운·조선 강국이다. 그런데도 해사 사건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법원이 없다. 영국이나 싱가포르 같은 해운선진국은 선박사고 해상운송 선박매매 용선 계약 등 해운조선업과 연계된 다양한 소송·분쟁 사건을 처리하는 전문법원을 두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와 21대 국회에서도 다수의 의원들이 해사법원의 필요성을 느껴 설치 법률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법률안 검토 과정에서 특허법원이나 행정법원 등 기존 전문법원의 설치 사례에 비춘 사건 수요 분석 등 다양한 쟁점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후속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시는 향후 해사전문법원 설치 논의가 재개될 때를 대비해 지난해 4월 이번 용역을 발주했다. 이를 통해 국회의 법률안 논의 과정에서 지적된 ‘국내 사법제도 체계에 부합하는 법원 설치 방안’과 ‘전문법원 설치 시 기대효과 등에 대한 객관적 분석’ 등 주요 쟁점을 해소할 근거를 제시하고자 했다.

시 김윤일 경제부시장은 “이번 연구로 기존 법률안에 제기된 주요 쟁점을 해소해 해사법원 설치 논의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미래 먹거리 산업인 해양지식·금융서비스 산업의 주춧돌이 될 해사전문법원의 부산 설립 공감대를 형성을 위해 법조계나 해운항만 업계, 시민단체와 협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