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에 반려견 운동장을 지어달라는 주민 요청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하천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반대 의견에 막혀 건립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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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찾은 화명생태공원의 한 잔디밭.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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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을 찾은 시민은 반려견 운동장 건립을 희망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보더콜리 견주인 20대 A 씨는 “대형견은 아무래도 크기가 크다 보니 공원에서 마음껏 놀기에 눈치가 보인다. 집 근처에 운동장이 있으면 풀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말티즈를 기르는 견주 40대 B 씨는 “강아지가 사람을 무서워해서 짖으면 지나가던 분이 깜짝 놀라 괜히 미안할 때가 있다. 운동장이 있으면 서로 마음 편하게 산책할 수 있겠다”고 답했다. 반려견을 기르지 않는 북구 화명동 주민 김유진(28) 씨는 “평소 공원을 산책할 때 목줄을 하지 않은 강아지가 다가오면 물릴까 겁난다. 차라리 강아지 전용 공간을 따로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른 주민 30대 C 씨는 “잔디밭에 강아지 목줄을 하지 않고 풀어두는 일부 견주 때문에 골치다. 주말마다 유아 동반 가족과 일부 견주가 실랑이를 벌이곤 한다”며 난감해 했다.
반려견 운동장 건립은 지역 주민과 북구의 숙원 사업이지만 현행법상 설치할 수 없다. 법제처는 2018년 반려견 운동장은 하천법에서 허가를 금지하는 가축을 방목하거나 사육하는 행위를 하기 위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국가하천 구역에 시설물을 지으려면 하천점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법제처는 유권해석을 바탕으로 반려견 운동장 설치가 금지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명시하는 법령 정비를 국토교통부에 권고했다.
이후 국회에서 하천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운천 의원 외 11인은 지난해 3월 반려견을 위한 운동 휴식시설을 설치하는 행위를 허가 금지 항목에서 예외로 하자는 하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이후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계류하고 있다.
당시 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국토부 관계자는 “하천법은 하천 환경보존과 오염방지를 위해서 제정됐다. 따라서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반려견 운동장을 예외로 두는 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참석한 한 국회의원도 “하천구역에 동물시설이 있으면 하천 오염이 우려된다”며 반대 의견을 표했다.
북구는 법제처 유권해석과 위원회 의견이 시대 흐름과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북구 관계자는 “반려견 운동장을 소·돼지 가축 사육 행위와 동급으로 보는 건 시대에 뒤떨어진다. 철새 도래지 같은 환경보존구역이 아니라 캠핑장 체육시설 등 친수공간에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환경오염 우려도 공감하지만 5년 허가 조건에 정화시설도 설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통계청 2020년 인구총조사를 보면 면 부산에서 강아지를 기르는 가구는 총 12만9000가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