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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개발 後교통계획 안돼…택시까지 대중교통 환승 확대해야”

부산 대중교통 업그레이드 <4> 결산 좌담회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2-04-26 20:09:43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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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참석자(가나다 순)

▶신강원(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오문범(부산YMCA 사무총장)

▶정주철(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

▶차진구(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

◇회의 진행

▶박호걸(메가시티사회부 기자)
최근 부산 동구 부산YMCA 회의실에서 ‘시민중심의 대중교통과 도시개발’ 좌담회가 열렸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1977년 도시철도 1호선 건설을 확정한 후 지금까지 부산시 대중교통 시설 건설에 11조 원이 투입됐다. 운영비는 매년 수천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대중교통 이용률은 갈수록 낮아진다. 전문가들은 ‘선 개발, 후 교통 계획’ 같은 엇박자 도시개발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PM(개인용 이동수단)뿐만 아니라 택시까지 결합한 대중교통 통합 플랫폼 MaaS(Mobility as a Service)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차진구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
-부산은 건설 계획과 교통 체계 수립 계획이 따로 가고 있다. 왜 그런 것이며 무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나.

▶오문범 총장=통합적 개발 계획이 없다. 도시 계획이 분절돼 있어서 새로운 도심을 개발할 때 다른 옆 도심과의 교통 연계성을 고려하지 않는다. 만약 제2에코델타시티를 만든다고 하면 에코델타시티 내 건축, 도로 개설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명지·대저 등 다른 도시와 대중교통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차진구 이사=도시 개발을 수익 창출 수단으로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지구단위 계획 수립 후 용지 종류를 정해서 조각 조각 잘라 파는 개발 행태는 이 지역을 어떤 용도로 얼마에 팔까 하는 계산만 하도록 한다. 그러면 아무리 첨단산업 단지를 계획해도 아파트밖에 들어갈 수 없다. 직주 근접이 불가해지는 거다. 산업 단지 내 직장이 없고 거주만 하는 주민은 직장이 있는 또 다른 지역으로 가기 위해 이동해야 하니까 고통이 발생한다. 돈벌이용 도시 개발에서 대중교통 생활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정주철 교수=부산 같은 인구 100만 명 이상 지역은 생활권이 9개 정도 있는 다핵구조다. 이용자가 생활권을 잇는 대중교통이 효율적이고 편하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버스, 지하철 타서 불편하다 생각하면 당연히 택시,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겠나. 부산이 15분 도시를 계획 중인 만큼 대중교통을 재정비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생활권 안에서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 예를 들어 영도 내만 운행하는 급행 트램 등이 있으면 인구 유입이 가능하다.

▶신강원 교수=노선을 최대한 생활권 내로 많이 들여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오시리아 관광단지는 역에서 내린 뒤 다른 집객시설로 이동하는 것이 불편하다.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이용하는 이유다. 큰 환승센터가 있어 그 안까지 버스가 들어가 승하차할 수 있는 복합환승센터를 상상해보면 좋을 듯하다. 부산은 환승센터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부산역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역에서 가까웠던 버스 정류장이 BRT 건설 과정에서 오히려 멀어졌다.

-대중교통 체계 효율화가 필요하지만 도시철도 노선 재배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버스 노선 재배치 위주로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차 이사=기형적이고 중복되는 버스 노선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생활권 안에서 차별화 돼서 돌고 도심과 도심을 다양하게 연결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도심 내에 차고지 혹은 환승센터가 있어야 한다. 차고지가 외곽에만 있으면 나올 수 있는 노선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오 총장=도심에 간이 형식의 차고지 몇 곳만 있어도 훨씬 나아진다. 새로운 노선을 만들 수 있고 순환도가 바르게 된다. 이 같은 개념에서 마을버스를 대중교통의 중심축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시내버스보다 못한 교통수단 정도로 인식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마을버스 퀄리티 개선이 필수다. 깨끗하고 빠르고 다양한 곳으로 가면 누가 이용하지 않겠나.

▶신 교수=버스 이용자가 감소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앉아서 가는 것을 선호하는 문화가 강해지고 있어서다. 특히 부산은 노령 인구가 많아 좌석 선호도가 높다. 문을 여러 개 배치하거나 좌석을 많이 두는 등 쾌적하고 편안하게 앉아 가는 버스가 필요하다.

-대중교통 중심의 편리한 교통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시철도 역이나 정거장을 중심으로 도보 이동이 가능한 범위(400~800m) 내에 고밀도로 개발 하는 방식, 즉 대중교통 지향형 개발(TOD·Transit Oriented Development)이 부산에서도 가능한가.

▶정 교수=한 마디로 역세권 개발인데 부산은 대중교통이 필요 없는 이들이 사는 아파트가 역 주변을 다 차지했다. 저소득층이 교통비 부담 없이 살 수 있게 하자는 것이 TOD인데 거꾸로 돼 있다. 진정한 TOD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역 주변에 아파트만 세우지 말고 기반 시설도 함께 들어가는 통합 단지를 계획해야 한다.

▶신 교수=과감한 발상이지만 이미 역세권 주변에 아파트가 다 들어섰으니 이들의 대중교통 이용률이라도 올릴 방안을 고려해 봐야 한다. 환경 문제라도 개선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 아니겠나.

-대중교통 통합 플랫폼(MaaS)은 버스 택시 공유자전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합쳐 이용자에게 최적의 경로를 제공하고 이용료까지 결제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MaaS가 부산에도 도입될 필요성이 있는가.

▶차 이사=PM(개인용 이동수단)은 현재는 동네에서만 이용하는 수준이고 앱도 개별이다. 도시철도나 버스 이용 시에도 대부분이 포털 사이트가 제공하는 앱을 쓰고 지불 방식도 교통카드, 현금 등 다양하다. 기존 수단, 새로운 수단 합한 상태에서 출발지, 도착지를 검색하면 최적 경로·수단이 나와야 한다. 결제까지 한 곳에서 하면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신 교수=교통수단 간, 결제 방법 간 통합 서비스 MaaS 사용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환경 때문에 될까 안될까 생각하기보다 일단 계획을 만들고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기술은 이미 실현되고 있는데 시기를 놓치면 따라잡기 힘들다. 지형이 문제라면 구도심에 적합한, 신도심에 적합한 MaaS를 계획하면 되는 것이다. 단순 플랫폼이 아니라 대중교통 중심 도시개발의 핵심이다.

-MaaS 활성화를 위해 PM 외에 대중교통과 연계할 만한 수단이 있는가.

▶오 총장=PM만이 새로운 수단은 아니다. 공유자전거도 있다. 그리고 부산형 MaaS는 택시를 활용해야 한다. 버스·도시철도·택시 세 개를 결합하면 가장 빠르게 현실화 할 수 있다. 현재는 버스에서 내려 택시로 갈아타 문 앞까지 가기 힘들지 않나. 이젠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택시가 법적으로 대중교통은 아니지만 체계 안으로 끌어들여 한 축을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언제까지 지원할 수 없고 자립 가능성을 열어줘야 한다.

▶신 교수=부산형 MaaS는 기존 수단 통합 먼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스템을 누가 운영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버스운송조합 등이 공동으로 출자 회사를 만들면 비용적 효율성도 있고 갈등도 사라지지 않을까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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