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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한적한 시골 깊이 1m 너비 2m 구덩이…계획적 살인 정황

의사 사체 유기 현장 가보니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2-04-21 19:57:2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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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 한 명 딱 들어갈 정도 크기
- 땅주인 “나무 심으려 팠다” 진술
- 이웃주민 “모래흙에 바위 많아
- 식목하기 부적합” 의심의 눈길

50대 의사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사건(국제신문 21일 자 6면) 현장인 경남 양산의 한 시골마을은  사건이 일어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한적하고 조용했다. 피해자인 50대 남성이 발견된 구덩이는 성인 한 사람이 들어 갈 만한 크기로, 계획적 살인이라는 것을 뒷받침할 만한 정황으로 보였다. 
경남 양산의 50대 의사 살해, 유기 사건 현장 모습. 정지윤 기자
21일 사체유기 현장을 찾은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50대 남성이 발견된 구덩이는 깊이 1m 너비 2m 크기로 성인 한 명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다. 주변에는 지름 45㎝ 정도의 바위와 15㎝ 정도의 돌이 쌓여 있었다. 구덩이 안을 들여다보니, 희끄무레한 빛깔이 도는 마사(모래흙)와 박혀 있는 돌이 보였다. 주변에는 풀 한 포기 없이 자갈이 깔려 있었고, 구덩이 바로 앞까지는 길이 나 있어 차가 들어갈 수 있었다. 경찰은 구덩이 바로 옆까지 차를 댈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B 씨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21일 만난 주민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는 C 씨는 “금시초문이다. 요즘에는 시골이라도 코로나19 때문에 만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얘기도 못 들었다”고 말하며 상추 씨앗을 뿌렸다. 인근 단독주택 평상에 앉아 있던 마을 주민 D씨는 “살인사건이 났다는 건 TV에 나와 알았다. 그런데 변사체를 묻은 곳이 우리 집 뒤쪽이라는 건 몰랐다. 정말이냐?”고 반문했다. 

40대 여성이 50대 남성을 묻은 밭은 인적이 드물고 조용한 시골 마을에 있었다. 배산임수 지형으로 낮은 단독주택과 밭이 모여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마을 주민을 만나기 위해 마을을 찾는 사회복지관 관계자는 “마을 주민은 노년층이 대부분이다.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다”며 “이런 곳에 변사체가 유기됐다는 건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땅 주인의 경찰 진술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앞서 땅 주인은 경찰조사에서 구덩이를 판 이유에 대해 “피의자가 서울에서 좋은 나무를 가져올 것이라며 땅을 파라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주민 E 씨는 “구덩이 안쪽 땅은 모래흙이고 바위가 많아 나무가 자라기에 적절하지 않다. 비료도 안 쓰고 모래에 심으면 나무가 못 자란다”며 땅 주인의 진술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구덩이 바로 주변에는 풀 한 포기 없었고 50m 떨어진 곳에 심어진 나무를 보니 벽돌로 울타리를 치고 흙을 부어 만든 화단에 심겨 있었다.  

한편 피의자는 지난 6일 사체를 이곳에 유기한 후 땅 주인에게 ‘서울에서 내려오기로 한 나무가 사정상 못 내려오게 됐다’며 구덩이를 다시 메우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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