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체가 공급질서 교란행위로 주택공급계약을 취소하더라도 선의의 제3자 보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옛 주택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부정 청약 공급분에 관해 시행사가 입주민을 상대로 계약 취소 소송을 진행해 선의의 피해자 논란을 낳은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 사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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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린자이 입주민들이 헌재 앞에서 옛 주택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모습.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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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헌재는 최근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옛 주택법 제39조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했다. 이는 서울주택도시공사가 2015년 공급한 한 아파트 단지 분양권을 전매한 뒤 등기하고 입주했지만 원당첨자의 불법청약을 확인돼 공급계약취소와 퇴거 통보를 받은 피해자가 소송 중 옛 주택법의 이 조항이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서 시작됐다. 마린시티자이 입주민도 지난해 10월 지역 정치인 등과 함께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해 달라는 의견서를 헌재에 보내기도 했다.
헌재는 “공급질서 교란행위에도 불구하고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한다면 거래 안전성 증진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분양 단계에서 훼손된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 조항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다”며 “이 조항은 ‘주택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해 사업주체가 선의의 제3자 보호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주택공급계약의 효력을 유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나왔다. 이은애·이미선 재판관은 “사업주체가 공급질서 교란 금지조항을 위반한 주택공급계약에 관한 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이 조항은 단순히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선의의 제3자 보호 여부를 사업 주체에 일임하는 규정”이라며 “선의의 양수인이 민간 사업주체의 취소권 행사에 대항할 어떤 수단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 사업 주체에 통제받지 않는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은 법의 이념에 반하는 것으로 도저히 합리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주체의 취소권 행사와 관련해 선의의 제3자와의 관계에서 형평성 문제 등이 제기되자 입법자가 반성적 고려에서 선의의 제3자 보호규정을 신설하는 등 주택법령을 개정했다”고 덧붙였다.
헌재의 합헌 결정 선고에 마린시티자이 시행사와 입주민 사이의 소송도 영향을 받게 됐다. 시행사에 유리한 선고지만 입주민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소송을 진행 중인 한 입주민은 “헌재 결정은 결국 사업주체에 공을 넘긴 셈”이라면서 “시행자가 주택공급계약을 취소하려 하지 않으면 가장 좋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향후 재판 결과가 잘 나오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