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기업별로 처우가 달라 불만을 터뜨리는 직장인이 많다. 유급 휴가에 대체 인력까지 마련된 대기업 공공기관과 달리 규모가 작은 직장에서는 부당처우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국제신문 DB

2일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 생활 중인 A 씨는 큰 걱정이 없다. 인후통이 심한 건 괴롭지만, 일주일간 유급 휴가를 받았기 때문에 온전히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공공기관에 정규직인 A 씨는 “대체 인력이 마련돼 전혀 눈치를 보지 않는다. 엎어진 김에 쉬어갈 생각으로 치료에 매진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학원 강사로 일하는 B 씨는 사정이 다르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일주일 격리해야 했는데, 원장 지시로 4일 쉬고 5일째 출근했다. 방역지침 위반이지만 원장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쉬었던 4일도 유급이 아닌 무급 휴가였다. B 씨는 “그나마 나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같은 학원 근무자는 확진되자마자 잘렸다. 나도 원장이 대체 강사를 구했다면 해고됐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노동자 자신이 확진자가 아니어도 부당처우는 발생한다. 지난달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C 씨의 가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작 C 씨는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님에도 요양병원에서는 개인 연차를 사용해 C 씨에게 출근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처럼 직장 내 부당처우 문제는 코로나19가 확산할수록 많이 발생한다. 민간공익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한 직장 내 부당처우 제보는 129건 접수됐다. 이는 비교적 코로나 확산세가 잠잠했던 지난해 11~12월보다 두 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유급병가휴가제도(상병수당제도)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산노동권익센터 박진현 연구위원은 “대기업 공공기관이 아닌 소규모 사업장은 유급병가휴가 제도를 마련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병수당을 마련할 수 없는 곳은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는 전 국민 상병수당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연차휴가 사용 강제에 대한 처벌 조항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