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롯데타워 조감도가 공개(국제신문 지난 29일 자 2면 보도)되자 디자인을 둘러싼 여러 가지 반응이 쏟아진다. 온라인에서는 “스크류바 아이스크림 같다”는 조롱 섞인 반응이 나오고, 일각에서는 다른 나라의 랜드마크를 베낀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특색 있다는 반응도 있다.

부산롯데타워의 새 조감도. 롯데쇼핑 제공

29일 SNS에는 롯데그룹이 공개한 부산 롯데타워 디자인을 두고 갖가지 반응이 나온다. “특색 있고 예쁘다”는 평가도 일부 나오는 반면 주로 “드릴날 같이 생겼다”거나 “롯데가 스크류바 광고를 건물로 하나”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부산롯데타워의 외형 디자인은 선수파(배가 달릴 때 뱃머리에 생기는 파도)를 형상화했다. 바다와 가까운 부산의 역동성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이 건물은 일본의 유명 건축가인 도교대 구마겐코 교수가 맡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광저우 타워나 일본 고베 포트 타워 같은 해외 랜드마크 타워와 외관이 유사하다거나 부산의 랜드마크로 삼기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 롯데타워의 비틀어 꼰 듯한 외관과 상부를 비스듬하게 깎은 디자인이 중국 광저우 타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허리 부분이 잘록하게 들어간 디자인은 일본 고베 포트 타워를 모방한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건축학계와 업계는 이들 건물과 유사성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한 건설사 대표는 “롯데타워는 철근을 손으로 꼬아서 비정형적으로 비틀어 거친 인상을 준다. 그에 비해 광저우는 천을 짠 것처럼 규칙적인 디자인이다. 같은 꼬임(트위스트) 형태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고베 포트 타워는 대칭형인 반면 롯데타워는 비대칭적 형상이라 더욱 비교가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다. 부산대 박창배(건설융합학부) 교수도 “부산 롯데타워는 중국과 일본 타워 표면이 평평한 것과 달리 겉표면을 입체적으로 처리했다. 유사하다는 베꼈다는 의견에는 동의가 어렵다”고 말했다.

모방이 아니더라도 부산 롯데타워가 부산 대표 건축물이 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동의대 양재혁(건설공학부) 교수는 “인근 백화점 건물과도 어울리지 않고 타워만 우뚝 솟아 주변 지역과 조화롭지도 못하다. 단순히 크기가 크다고 해서 랜드마크가 아니다”라며 “지역사회와의 조화나 사회적 의미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롯데백화점 정호경 홍보팀장은 “시에서는 500m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주변 조화를 고려해 300m로 설계했다”며 “광저우 타워는 에펠탑 같이 텅 빈 철제 구조물이라 지역민이 이용할 수 있는 롯데타워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앞으로 부산의 산과 바다 경관을 아우를 수 있는 전망대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