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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칼럼] 참새를 쫓아내면 흉년이 온다

  • 박광석 기상청장
  •  |   입력 : 2022-03-19 07: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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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중국을 덮친 대기근은 전쟁보다 더 많은 사상자를 냈다. 1958년 쓰촨성 농촌마을을 방문한 마오쩌둥은 우연히 벼 낟알을 쪼아먹는 참새를 발견한다. 참새 때문에 농사 짓기가 곤란하다는 농민 탄원서도 봤던 그는 그 해 4월 대대적 ‘참새 소탕작전’을 벌인다.

참새들이 동구 부산진역 노숙자 무료급식소를 찾아와 먹이를 찾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문제는 바로 다음 해 발생했다. 참새가 사라지자 해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해충 증가는 곧 전례 없는 대흉작으로 이어져 3년 동안 약 4000만 명이 굶어 죽었다. 인간의 인위적 개입으로 자연의 조화와 균형이 무너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무분별한 환경 파괴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지난 한 세기 급격한 인류는 늘어난 인구를 감당하기 위해 전력 생산을 늘리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방출된 온실가스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다. 기후변화는 해수면 상승과 폭우·홍수·폭염·사막화 같은 극단적인 재난을 유발했다. 인류의 지속가능성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가 변하면서 자연스레 나무 심기에 적절한 시기도 변하고 있다. 한반도 기온이 높아지면서 4월 5일인 식목일을 열흘 정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실제 최근 10년간(2011~2020년) 전국 주요 도시 식목일 평균기온은 1940년대보다 약 2.4도 상승했다. 최근 10년간의 식목일 평균 기온은 서울이 9.8도로 과거보다 1.9도 올랐다. 이는 1940년대 부산의 식목일 기온(9.9도)과 유사하다. 또 ▷강릉은 과거보다 3.1도 오른 9.8도 ▷광주는 3도 오른 11.5도 ▷부산은 1.9도 오른 11.8도 ▷제주는 3.6도 오른 13.7도를 기록했다. 기후변화가 계절 변화까지 촉진하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이다.

지난 2월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계절적 변화 외에도 21세기 말이면 아시아 지역의 폭염과 가뭄 위협이 심화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기상재난의 빈도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맞는 식목일은 그 의미가 크다. 나무 심기는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동시에 미래 세대에게 깨끗한 물과 환경을 물려주는 행위다. 미래를 위한 일종의 ‘희망 적금’인 셈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국제기구와 환경단체들은 기후변화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매년 3월 23일 맞는 ‘세계 기상의 날’은 더욱 큰 뜻으로 다가온다. 세계기상의 날은 1950년 3월 23일 발족한 세계기상기구(WMO)의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960년 제정되었다. 올해 세계기상의 날은 기후 위기에 한발 앞서 대비하기 위해 ‘조기경보와 조기대응(Early Warning and Early Action)’을 주제로 진행된다.
박광석 기상청장
세계기상의 날과 식목일을 맞아 나무 심기의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 일상을 되돌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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