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산업단지 중 법률에 의해 의무적으로 폐기물 매립장을 건설해야 하는 곳 대부분은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건립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폐기물 매립량도 현저히 적어 폐기물 처리 계획의 현실적인 변화가 필요하지만, 민원 등을 우려한 행정기관이 소극 행보를 거듭해 사업에 진척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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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 부산일반과학산단에서 A 사가 조성 중인 매립장 부지. A 사는 사업성과 주민 반대 여론 등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했다. A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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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지역 산업단지 중 폐기물 매립장이 건설 중이거나 입지가 계획된 곳은 4개 단지다. 강서구 미음일반산단·부산과학일반산단·국제산업물류지구와 기장군 명례일반산단이다. 산단이 조성 중인 기장군 동남권방사선의·과학단지를 포함하면 총 5곳에 폐기물 처리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이들 매립장의 건립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다. 이 법에는 연간 폐기물 발생량이 2만t이고 조성 면적이 50만㎡ 넘으면 산단 내에 매립장을 설치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산단의 필수 시설이지만, 5곳의 매립장 모두 건립에 진통을 겪는다. 경제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폐기물 사업자들은 처음 매립장을 계획할 때 설정한 물량과 실제 폐기물 매립량의 괴리가 크다고 말했다. 폐기물 매립량이 하루에만 20t에 달한다는 말에 매립장을 분양받았으나 실제로는 1년에 200t도 매립하지 못하는 부산과학일반산단(국제신문 1월 18일 자 8면 보도)이 대표적이다.
일부 산단은 아직 매립장 용지의 분양도 마치지 못했다. 2017년 12월 들어선 국제산업물류지구는 부산도시개발공사가 매립장을 분양하고 있으나 아직 사업자를 구하지 못했다. 2014년 1월 준공된 명례일반산단은 분양을 끝마쳤으나 ‘채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2016년 12월 생겨난 미음일반산단 역시 분양을 마쳤으나 본격적인 건립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곳 사업자는 최근 운영 적자가 예상된다며 매립 용량을 늘려 달라는 취지의 제안서를 냈다.
이들 산단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발생량이 적을 뿐 아니라 정부의 친환경 기조에 의해 대부분 재활용 또는 소각된다. 지난해 미음일반산단에서는 1만1566t의 폐기물이 생겨났지만, 이 중 매립된 건 150.7t에 그쳤다. 연구개발 업체가 중심이 되는 국제산업물류지구는 폐기물 도 3972t밖에 나오지 않은 데다, 매립량은 아예 제로(0)다. 게다가 산단 내 매립장은 산단 안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우선 처리하는 게 운영 승인의 조건이라 외부의 폐기물을 받아오려면 부산시나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의 엄격한 심의를 받아야 한다.
한 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는 “지금의 매립량으론 적자를 면할 수 없다. 외부 폐기물을 받아오거나 매립장 이외 재활용 시설 등을 병행할 수 있도록 계획이 바뀌어야 하는데, 행정 기관은 오래 전에 만들어진 계획을 바꿀 수 없다는 논리로 반대한다”고 하소연했다.
매립장 인근의 민원도 무시할 수 없다. 부산시 관계자는 “최근 관련법이 바뀌어 산단에 매립장과 더불어 열 분해 시설 등 재활용 시설을 함께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더 큰 민원을 부를 수 있다. 재활용시설은 혐오 정도가 매립장보다 더 크다. 일단 어느 곳이든 새 매립장이 생긴 후에는 사업성을 고려해 통합 폐기물 처리 시설 운영 등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