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겼다. 정부는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을 1시간 연장하되 사적모임 제한 기준은 유지하는 내용의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확진자 첫 10만 돌파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0만9831명(해외 유입 116명)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9만3135명)보다 1만6696명 급증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확진자 수가 2배로 급증하는 더블링 현상이 정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일 2만 명을 밑돌던 일일 확진자 수는 5일 3만 명대로 올라선 이후 10일 5만 명대로 증가했다. 이후 8일 만에 확진자 수가 2배 늘어 이날 10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앞서 정부는 이달 말 하루 확진자 수가 13만∼17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내달 중순쯤 최대 27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질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3만6507명, 서울 2만5626명 인천 7342명 등 수도권에서만 6만9506명(63.3%)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어 부산 6574명 경남 4609명 대구 4538명 경북 3281명 대전 2980명 충남 2939명 광주 2665명 충북 2552명 전북 2503명 울산 1947명 강원 1927명 제주 1114명, 세종 703명으로 10만9715명(36.7%)이다.

이날 치료 중인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4명 감소한 385명이다. 전날 사망자는 45명으로, 80세 이상이 34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70대 7명, 60대 3명, 50대 1명이다.누적 치명률은 0.41%다.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며 재택 치료자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날 재택 치료자는 하루 새 3만7130명 늘어난 35만1695명이다.

전날 선별진료소에서는 46만7003건의 통합검사가 진행됐고 0시 기준 검사 양성률은 27.8%다. 검사자 4명 중 1명은 확진 판정을 받는다는 의미다.

●영업 제한 완화, 청소년 방역패스 연기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대책본부 회의에서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을 기존 밤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늘린다고 밝혔다. 다만 사적모임 제한 기준은 6명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거리두기 조정 방안은 19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적용된다. 김 총리는 “깊어가는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고려해 개편된 방역·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최소한의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새학기가 시작되는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던 청소년 방역패스도 한 달 연기해 4월 1일부터 시행된다. 방역패스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장의 수용성, 방역상황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 그 적용범위를 추후 조정해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업시간 제한 완화로 자영업자들의 숨통은 다소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어선 데다 매주 더블링 현상을 보일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방역 완화가 국민에게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 총리는 “우리도 다른 나라들처럼 결국 한 번은 거치고 가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며 “전문가들에 따르면 2월 말에서 3월 중순 경에 정점을 지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점을 지나 확산세가 꺾이는 모습이 확인되면 우리도 다른 나라들처럼 본격적인 거리두기 완화를 통해 국민들께서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총리는 또 거리두기의 큰 틀이 유지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희생이 지속되는 데 대해 “3월 말로 종료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의 만기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조치의 시한 연장을 현재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자영업자의 경영과 재무상황에 대해 분석하여 맞춤형 금융지원 대책도 촘촘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