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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디바이드 보고서 <6> 결산 좌담회

“자영업 단편적 지원책 수술을” “생계난 심리치료도 급해”

  • 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
  •  |   입력 : 2022-02-13 20:15:54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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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담회 참석자(가나다 순)

▶김경일(사회복지연대 사무국장)

▶문갑수(부산생명의전화 상담실장)

▶박민성(부산시의회 의원)

▶최송희(동래구소상공인연합회장)

▶최청락(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위원)

◇ 회의 진행

▶박호걸(메가시티사회부 기자)
부산시의회 중회의실에서 부산시의회의 ‘격은 높이고 차는 낮추는 모임’과 국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코로나19 전후 부산시민 삶의 질 변화’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코로나19는 각 계층이 가진 약점을 더욱 심화시켰다. 저마다 가진 상처를 쥐고 벌려놓은 것이다. 재난지원금으로 상징되는 일괄적 지원으로는 이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없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이미 벌어진 상처는 저절로 아물지 않는다. 국제신문과 부산시의회 연구모임 ‘격차 줄이는 모임’이 최근 주관한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기야말로 더 크고 넓은 지원이 뒤따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전후로 여건이 가장 많이 달라진 건 자영업인 것 같다. 정부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최송희 회장=코로나가 발생한 이래 피해가 가장 큰 직종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다. 경제적인 타격은 물론, 정신적인 부분도 크다. 대부분 소상공인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다. 정부가 생활지원금 버팀목자금 등을 조금씩 주지만 임시방편에 그친다. 이미 쓰러진 사람한테 링거를 꽂아 생명을 연장하는 꼴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것만 견디면 좋아질 것’이란 믿음이 사라져간단 거다.

▶문갑수 실장=코로나 이후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상공인 상담 사례가 늘었다. 가게 문을 닫은 새벽 시간에 ‘직원들을 다 내보냈다.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묻는 전화들이다. 당장 생활비가 없어 사채를 썼는데, 돈을 갚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의 전화 문의도 많다.

-코로나가 야기한 어려움도 계층마다 차이를 보였다.

▶박민성 의원=심리적인 어려움도 크리라 생각된다. 지난해 극단적인 선택 자체는 직전해보다 줄었는데, 연령대를 분석해보면 노인층의 비율이 줄고 20, 30대와 중·장년은 늘었다. 극단적 선택이 성·연령별로 기존 형태와 달라졌다는 의미다.

▶최청락 위원=2020년 1/4분기와 지난해 같은 분기를 비교해보면 코로나 부산 실직자(3만3000명)의 87.8%(2만9000명)가 여성이다. 기본적으로 여성 직업군은 대면 업종이 많다. 교육 서비스, 음식·숙박업, 보건 복지 서비스 등은 모두 대면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집중적인 타격을 입었다. 30대는 유치원이 휴원하면서 자녀 양육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뒤 복직을 못 하는 보육 문제도 있다. 반면 50대 60대는 공공일자리 덕에 취업이 늘었다. 이런 점이 자살률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한다.

-정부 지원을 개선하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한가.

▶최 회장=지금의 손실보상금으론 제대로 보상이 안 된다. 1000만 원의 손실을 받았으면 실제로 받는 건 200만 원 남짓이다. 구청에서 주는 재난지원금 5만 원은 도움이 안 된다.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목돈을 줘야 한다. 지난해 부산과 세종시는 오히려 자영업자가 늘었는데, 모두 1인 사업자다. 먹고 살 게 없으니 창업한 사람들이다.

▶김경일 국장=대선 이슈 중에 기본소득이 있었다. 전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주느냐, 특정 분야에 기본소득을 주느냐는 얘기가 많았다. 지금은 소상공인에게 기본소득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재정 지원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절대적 빈곤도 문제다. 코로나 이전에 비정기적인 수입으로 버텨오던 이들이 수입이 없어지면서 월세조차 못 내 노숙자가 되고 있다. 이들을 복지 제도 안으로 끌어들일 방법이 절실하다.

▶박 의원=최초의 재난지원금은 효과가 있었지만 현재는 한계에 부딪혔다. 소상공인 기본소득에 보편과 선별 이런 정치적인 프레임을 넣을 필요가 없다. 규모나 재정 상황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6개월간 월 100만 원씩 지원해 생계는 유지할 수 있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어려움이 가정 불화와 가족 해체, 극단적인 선택까지 이어진다. 어떤 심리 치료 정책이 필요한가.

▶문 실장=국가 기관에서 운영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은 대부분 오후 6시가 지나면 전화 연결이 안 된다. 심리적 고충을 호소하는 분들이 이런 점에 불만을 느낀다. 국가트라우마센터 등이 이들을 사회적 재난자로 보고 관리해야 한다. 자살 이유도 예전에는 가정불화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그 스펙트럼이 대폭 확대됐다. 특히 채무 관계는 상담만으로 도움을 줄 수가 없다. 위기 상황 정보공유센터 등을 만들어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할지 알려주는 연결 기구를 창설해야 한다.

▶김 국장=자살 시그널을 가장 먼저 받는 곳은 경찰이나 소방이다. 이들의 대처가 중요하다. 출동해 사람을 진정만 시킨 뒤 끝내면 상담받을 곳을 찾지 못해 위기가 더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연계가 중요하다. 출동 시 정신건강복지 분야 전문 요원이 참여할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박 의원=정서적 지원의 거점이 있어야 한다. 스스로 고립돼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센터가 필요하다. 특히 일정 직업군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소상공인이 힘든 것을 뻔히 아는데, 이들을 위한 치료가 진행되고 있는가. 재난지원금의 방식을 뛰어넘어 정서·심리 지원금도 지급해야 한다. 선제 지원이 요구된다는 말이다.

-코로나도 언젠가는 종식될 거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

▶문 실장=우울증이나 공황을 앓는 사람은 안 좋을 때보다 여건이 나아질 때 자살률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 상담소에 전화하는 극빈층은 ‘코로나가 끝나도 내게 희망이 있느냐’는 말을 많이 한다. 이런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희망을 줄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

▶박 의원=코로나가 종식되면 끝이 나뉘어 어쩌면 그동안 분출되지 못했던 갈등적 요소들이 폭발할 것이다. 큰 위기 이후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이 벌어진다. 제일 대표적인 도시가 부산이다. IMF(국제통화기금) 환란 이후부터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제일 타격이 컸던 것도 부산이다. 코로나 종식이 지원의 끝이 돼선 안 된다. 상황의 회복을 위해 오히려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계층에 맞춘 제도 지원이 절실하다.

▶김 국장=전쟁 이후에 나라를 재건하는 것처럼, 코로나 이후에는 더 폭 넓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코로나를 통해 우리 사회의 격차 영역이 확인됐으니, 이 부분을 어떻게 지원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코로나 종식 전과 후가 다를 거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 상황에서 불가능해진 일은, 별도의 지원이 더해지지 않는다면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여전히 불가능하다. 지금의 충격으로 튀어나온 현상을 예견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정상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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