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에 맞춘 방역·의료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이번 개편안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중증·사망 피해를 최소화하고 방역·의료체계 역량을 보존하는 데 초점을 뒀다. 무증상이나 경증이 많은 오미크론의 특성상 위험도가 낮은 일반환자군에 관해서는 좀더 일상적인 수준의 방역·의료 대응 체계로 전환해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7일 부산 연제구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된 한양류마디병원을 찾은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여주연 기자

오미크론이 국내 지배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졌고, 그만큼 하루 신규 확진자도 대폭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집에 머물면서 치료하는 재택치료 환자가 대거 늘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도 재택치료의 효율적인 관리다. 이번 안에는 ▷재택치료 모니터링 체계 개편 ▷재택치료 키트 및 생필품 지급 개편 ▷역학조사 및 격리방식 개편 ▷재택격리자 대면 진료체계 구축 ▷오미크론 특성에 맞는 민관 협업 의료대응체계 구축 등이 담겼다.

우선 60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으로 나뉜 재택치료 환자의 건강 모니터링 횟수를 조정했다. 집중관리군만 하루 2회씩 정기적으로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일반관리군은 별도의 정기 모니터링이 없다. 일반관리군은 스스로 관리하다가 필요하면 동네 병·의원 등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으면 된다.

재택치료 키트와 생필품도 집중관리군에게만 지급한다. 재택치료 키트 구성품도 7종(해열제, 산소포화도 측정기, 체온계, 손소독제, 세척용 소독제, 검정비닐봉투, 종합감기약 등)에서 4종(해열제,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세척용 소독제)으로 간소화됐다.

재택치료 환자의 동거가족이 외출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새롭게 추가됐다.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면 생필품, 의약품 구매를 위해 외출할 수 있다. 격리 기간도 변경됐다. 최초 확진자가 발생하면 동거가족도 7일간 공동격리에 들어가고 이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격리 해제된다. 애초 백신 미접종 동거가족은 확진자 격리 해제 후에도 7일간 추가 격리를 진행했었다. 대신 3일간 자율적으로 생활 수칙(마스크 상시 착용, 고위험군·시설 접촉금지 등)을 지켜야 한다. 또 공동격리 중 또 다른 가족이 확진되면 다른 가족은 추가 격리 없이 당사자만 7일 격리하는 것으로 간소화한다.
역학조사도 확진자가 직접 웹페이지에 접속해 접촉자 등을 기재하는 ‘자기기입식 조사서’로 바뀌고 조사 항목도 단순화한다. 고령층 장애인 등 직접 기재가 어려우면 보호자가 대신 수행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재택치료 환자와 공동격리자의 대면 진료체계도 구축한다. 확진자의 대면 진료와 다른 질환 대응을 위해 외래진료체계를 확대하고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55개인 외래진료센터를 112개까지 확보하고 코로나19용 분만, 투석 병상 등의 인프라를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부산에서는 현재 부산의료원, 갑을녹산병원에서 외래진료센터가 운영되고 있는데, 부산시는 향후 3개소를 추가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의 특성을 고려해 대응 역량을 중증환자 관리에 집중하고,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는 동네 병·의원과 함께 하는 협력 대응체계를 통해 관리한다. 이를 위해 지난 3일부터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호흡기전담클리닉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유증상자의 검사 진료 등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부산의 신규 확진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1610명, 울산은 오후 6시 기준 502명이 발생했다. 경남은 오후 4시30분 기준 457명이 감염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달 말 신규 확진자가 13만~17만 명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