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의 현안사업인 인제대병원 부지가 최근 개인 회사에 매각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활용방안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25년간 방치해온 삼계동 3만4139㎡(1만327평)규모의 부지가 감정평가액 349억 원을 넘어서는 385억 원에 낙찰됐다고 31일 밝혔다. 최근 실시된 입찰을 통해 이뤄졌다. 2개사가 참여해 서울의 A부동산컨설팅 회사가 낙찰을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 수년간 입찰을 했지만 유찰됐다. A컨설팅사는 계약금을 냈으며 곧 잔금을 납부하고 소유권을 이전받게 된다.

최근 개인에게 매각된 인제대 병원부지 터 전경. 박동필 기자

이 부지는 김해시가 1996년 북부동 일대를 도시개발사업지구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주변 입주민을 위한 종합의료시설 용도로 지정했다.

하지만 인제학원은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지금껏 건립을 미뤄왔다. 인제대 관계자는 “학교 자체 사정 등으로 이 부지를 병원으로 개발하지 못하고 매각해 죄송하다”며 “20여 년간의 은행 이자 등으로 인해 이득을 본 것은 없다. 최근 교육부 대학평가에서도 이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학생모집 등에서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인제대는 비록 자체 사정 때문에 병원을 짓지 못한다고 밝혔지만 애초 시와의 약속을 저버린 것이어서 비난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앞서 사실상 인제대가 병원 건립을 포기하면서 김해시도 3년 전부터 이 부지에 공공병원 건립을 위해 동분서주 해왔다. 하지만 주변에 2024년 개원할 1000병 상 규모의 가야의료원(19만9000㎡)이 추진되는 등 여건 변화로 공공병원을 유치하지 못한 상태다. 대형 병원이 들오기에는 부지 규모도 작은 편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개인에게 부지가 매각됐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했다. 개인에게 넘어갔다는 것은 주거지 등으로 용도변경을 하려 시도할 텐데 우리는 현재 그럴 계획이 없다”고 곤혹스러워했다.

그렇다고 시가 땅을 다시 개인 재산을 재구매해 공공병원 사업을 추진하기도 쉽지가 않다.

따라서 인제대 병원 부지 문제는 새로운 논란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부지 일부를 주변 아파트 주민이 공원 등으로 활용토록 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도 한 방법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20여 년간 시의 중심 시가지로 성장한 북부동 일대에서 나대지로 방치돼온 병원 부지 활용방안이 새롭게 제시될지 주목된다.

이 부지는 인제학원이 1996년 백병원을 건립하겠다며 김해시로부터 141억6000만 원에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