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재개발 매립지에 들어설 오페라하우스를 두고 벌어진 중·동구 간 행정경계 분쟁에서 중구가 승리하자 지역 민심이 두 쪽 나뉘는 등 치열했던 공방만큼 후폭풍이 거세다.
23일 부산 중구 국제시장·부평깡통시장 일대. 각 상인회가 앞다퉈 내건 현수막이 골목마다 걸려있었다. 문구는 ‘북항의 미래 중구가 함께 합니다. 북항 오페라하우스 중구 확정’. 중구의회 역시 대청로 등에 ‘북항 행정구역 경계소송 중구 승소. 오페라하우스 등 핵심시설 중구 품으로’란 현수막을 걸었다. 5년간 북항 오페라하우스를 두고 동구와 겨룬 중구민의 기쁨이 느껴지는 현장이었다.
반대로 이를 지켜보는 동구민은 박탈감을 감추지 못한다. 동구의 한 상인회원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처럼 북항 역시 오페라하우스로 기억될 것이 뻔해 저런 현수막을 볼 때마다 동구민으로서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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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항 매립지 행정경계 분쟁에서 대법원이 중구의 손을 들어주면서 중구 일대에 소식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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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은 북항 매립지 행정경계를 어떻게 그을 것인가를 두고 중·동구가 5년간 싸운 끝에 지난달 21일 대법원이 중구의 손을 들어준 데서 비롯했다. 두 지자체는 2017년부터 부산의 랜드마크가 될 오페라하우스 일대 매립지 153만2419㎡ 관할권을 놓고 ‘땅 싸움’을 벌였다. 인구 증가와 세금 확대 등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다.
동구는 현재 육상경계인 초량3동 끝지점을 기준으로 매립지 구역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오페라하우스는 물론, IT영상전시지구 4곳을 모두 동구가 관할하게 된다.
중구는 영주고가교를 기점으로 경계를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 경우 오페라하우스와 IT영상전시지구 2곳을 중구가 갖는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중분위)가 중구의 손을 들어준 데 이어 대법원 역시 같은 판단을 했다.
중구와 반대로 동구는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다. 특히 두 지자체 생활권이 겹쳐 동구민이 중구 일대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자극을 받는다. 이 같은 분위기에 동구의회 일부 의원은 지난 31일 열린 임시회에서 유감을 표하며 동구가 중구에 비해 소극 행정을 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수 등 오페라하우스가 가져올 혜택을 동구가 나눠 받는 방안 강구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오페라하우스가 중구에게 간 것과 별개로 다른 숙제도 생겼다. 중구 소속 영상지구 2곳 일부 용지가 동구 초량3동에 포함돼 관할 지자제가 2곳이 됐기 때문이다. 사업자나 건물주는 행정 절차가 필요할 때 두 지자체를 모두 찾아야 하는 등 행정 낭비가 불가피하다. 동구의회 이상욱 의원은 “중구는 1부두 원형 유지 등으로 손해가 있어 오페라하우스를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BPA 등은 오히려 유지가 중구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 중구의회가 내건 ‘핵심시설 중구 품으로’라는 문구가 그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계적 형평성으로 이런저런 후폭풍이 생긴 만큼 봉합하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