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에서 발생해 일가족 4명이 사망한 SUV 차량 사고(국제신문 2016년 8월 3일 자 5면 등 보도) 당시 차량 급발진과 관련해 진행된 감정을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6년 만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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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사고 차량. 부산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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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민사6부는 당시 사고 차량 운전자 등이 현대기아차와 부품제조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민사소송 선고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사고가 일어난 건 2016년 8월 2일. 이날 낮 12시30분께 부산 남구 감만동 사거리에서 A(당시 60대) 씨가 몰던 싼타페 차량이 도로에 세워진 트레일러 뒷부분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탑승자 5명 가운데 A 씨를 제외한 4명이 숨졌다. 사망자는 A 씨 아내와 딸, 외손자인 3세 아동과 3개월 된 유아였다.
차량 급발진 의혹은 경찰이 사고 당시 차량 내부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A 씨가 몰던 2002년식 싼타페는 사고가 난 사거리에 진입하기 전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으며, 사거리에서 좌회전할 때는 “차가 왜 이래!” 등 크게 당혹해하는 탑승자들의 음성이 담겼다.
실제 운전자가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경찰은 운전자 과실에 따른 사고로 결론 짓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유족은 이에 반발하며 차량 제조사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6년 만에 이를 기각한 것이다.
법원은 운전자 등 유족이 제출한 ‘전문가 급발진 모의실험’ 결과 등 관련 감정서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실험은 사고 차량에 남은 인젝터와 고압연료펌프를 비롯해 차량 엔진 등을 결합해 진행됐다. 고압연료펌프 문제로 연소실 역류 현상이 일어나 정도 이상의 연료가 연소실로 유입되면서 이른바 ‘급발진’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실험 영상 촬영 당시 나타난 현상이 사고 발생 당시의 것과 일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감정서 또한 민사소송법이 정하는 감정 절차에 따르지 않고 원고 측이 개인적으로 의뢰해 받은 결과라는 점도 배척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해당 영상은 사고 발생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난 이후 촬영된 것인 데다 자동차는 현상 보존을 위한 별다른 조치 없이 개인 정비공장에 수개월 동안 보관돼 자동차의 현상이 변경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혼합유가 역류해 실린더로 유입되면서 일어나는 ‘오버런’ 현상 때 발생하는 백연현장(불완전 연소로 흰색 배기가스가 과량 분출되는 현상)도 목격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서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급발진 주장에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