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심화한 청년 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은 극단적 선택의 증가로 이어졌다. 시민의 외로움을 관리하는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루빨리 청년 여성을 위한 심리적 대책이 수립돼야 하는 상황이지만 부산시는 팬데믹 3년 차에 접어드는 지금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9일 통계청 자료를 보면 부산에서 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자는 2019년 1020명에서 2020년 921명으로 줄었다. 그런데 청년 여성(20~34세)의 사망자는 47명에서 59명으로 늘었다. 이런 결과에는 ‘코로나 블루’에 따른 외로움이 영향을 줬다는 게 전문가의 공통된 견해다.
부산에는 2019년 8월 30일부터 ‘부산시민 외로움 치유와 행복 증진을 위한 조례’가 시행되고 있다. 외로움을 하나의 사회 문제로 규정해 이를 시가 나서 치유할 필요성을 제시한 조례다. 문제는 실행이다. 이 조례의 핵심은 외로움치유센터 설치·운영이다. 외로움 치유를 위한 전문가 상담이나 취미를 공유하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상시로 제공하는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례가 생긴 지 2년이 됐지만 센터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외로움 치유의 필요성과 센터 건립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만 이뤄진 상태다.
시는 고독사 관리 정책을 통해 외로움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역시 고독사 문제의 주요 대상인 중·장년을 위주로 한 ‘안부 묻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조례를 발의한 시의회 박민성(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이후 상대적으로 정책의 손길이 자주 미친 노인의 자살률은 줄었는데, 20·30대 여성의 자살은 크게 늘었다. 정책적 관심이 시민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라며 “청년 여성에 맞는 맞춤형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