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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46>셀레늄과 센트륨 ; 적당의 철학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2-01-03 19:18:3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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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간(Manganese) 철(Iron) 코발트(Cobalt) 니켈(Nickel) 구리(Copper) 아연(Zinc) 은(Silver) 텅스텐(Tungsten) 금(Gold) 수은(Mercury) 주석(Tin) 납(Lead) 안티몬(Antimony) 비스무트(Bismuth). 이 원소들의 공통점은? 금속이면서 영어 원소명이 금속을 뜻하는 um이나 ium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령 철은 라틴어로 페럼(Ferrum)이므로 원소기호는 Fe이지만 영어로 아이언(Iron)으로 불린다. 아연은 라틴어로 징쿰(Zincum)이지만 접미어 um을 생략해 영어화된 낱말인 징크(Zinc)라 불린다.

가상의 센트륨처럼 슈퍼급 미네랄인 셀레늄
이렇듯 um이나 ium으로 끝나지 않는 이들 14개 금속 원소를 제외하고 주기율표상 118개 원소들의 3분의 2 이상인 81개의 원소들이 um이나 ium으로 끝나는 이름이다. 란타넘 하나만 빼고 나머지 80개 원소명이 ium으로 끝난다. 왜 유독 란타넘 1개만 um으로 끝나서 란타늄(Lanthanium)이 아니라 란타넘(Lanthanum)일까? 아우룸(Aurum)인 금(Au)이나 아르젠툼(Argentum)인 은(Ag)처럼 um으로 끝나는 원소도 금속원소이니 특별한 이유는 없겠다. 그냥 누군가 란타늄이 아니라 란타눔이나 란타넘이라 불렀기에 관습적으로 그리 불리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금속도 아닌 것이 금속인 것처럼 ium으로 끝나는 원소가 딱 두 개 있다. 헬륨(Helium)과 셀레늄(Selenium)이다. 셀레늄은 알칼리 금속도, 알칼리 토금속도, 전이금속도, 전이후 금속도, 준금속도 아니다. 16족인 산소족 원소로 황 아래 셀레륨(Se) 아래 텔루륨(Te)은 준금속으로 분류되지만 셀레늄은 비금속이다. 중국어 원소명으로 보면 금속 여부 확인이 쉽다. 텔루륨은 비금속 비슷해도 준금속이기에 부수로 쇠 금(金)을 써서 鍗(제)이지만 셀레늄은 비금속이기에 부수로 돌 석(石)을 써 硒(서)다.

달의 여신 셀레네에서 셀레늄이라는 원소명이 지어졌다는데 발견자 베르셀리우스(John Berzelius 1779~1848) 이름이 살짝 들어간 것 같기도 하다. 당시에 금속이라 여겼기에 ium이 들어간 금속성 이름을 지었을 것이다. 셀레늄은 지금 기적의 슈퍼급 미네랄로 여겨진다. 하지만 셀레늄처럼 우리 몸에 필요한 무기질인 필수 미네랄들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지나치면 오히려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너무 지나치면 모자랄 때처럼 해가 된다. 실제로 셀레늄 원소를 발견한 베르셀리우스는 셀레늄 중독으로 사망했다. 셀레늄도 적당히 섭취할 일이다. 몸에 좋다고 과하게 섭취하면 치명적 악영향을 미친다. 조심할 것도 없다. 그냥 적당히 먹고 적당히 살면 된다. 지나칠 정도로 과하게 먹고 과하게 일하면 흉(凶)하다. 만일 생명의 중심(Center)을 잡아주는 센트륨(Centrium)이라는 기적의 슈퍼급 미네랄 원소가 있다면? 그런 원소는 세상에 없다. 센터륨이나 센트룸처럼 모음을 살짝 바꿔 센트륨과 발음이 비슷한 제품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가상의 슈퍼급 원소(元素) 원자(原子)는 실재하지 않는다. 영원히 없다. 그러니 현실에서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당(適當)히 살자. 길(吉)하게!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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