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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격차…누군 식비를, 누군 여행을 줄였다

국제신문·시의회 연구모임, 성인 부산시민 1000명 대상 코로나 전후 삶의 질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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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고령·저소득층일수록
- “나빠졌다” 응답 더 많아

‘바이러스는 평등하다’라는 명제는 거짓이다. 바이러스는 언뜻 평등해 보인다. 유명 축구선수도, BTS도, 심지어 미국 대통령도 코로나19를 피해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는 다르다. 바이러스는 약자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더욱 가혹하게 군다. 지난 2년 동안 바이러스는 감염 경로, 백신·치료 접근성, 생존에 미치는 영향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불평등했다. 불평등은 계층 간 격차로 이어졌고, 격차를 더 벌였다.

이런 사실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국제신문은 부산시의회 연구모임 ‘격차 낮추는 모임’과 공동으로 ‘코로나 전후 삶의 질 격차 분석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9월 27일부터 10월 22일까지 만 19세 이상 부산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2일 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발생 후 시민 80.6%가 삶의 질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매우 나빠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21.7%였다. 통계를 뜯어보면 코로나19의 위협은 성별 연령별 소득별로 다르게 영향을 미쳤다. 남자보다 여자가, 나이가 많을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삶의 질이 나빠졌다고 응답한 경우가 많았다. 시의회 박민성(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소득층은 재난이 오면 1, 2개월은 꾸역꾸역 버티지만 2년은 못 버틴다. 코로나19 장기화라는 조건은 누구에게나 같지만 계층별로 체감하는 위협은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각자에게 영향을 미친 유형도 달랐다.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응답한 시민이 전체의 31.6%로 가장 많았지만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며 심리 문제를 호소한 경우도 29.7%나 됐다. ‘피로하다’ (10.5%) ‘대인관계가 나빠졌다’(10.4%) ‘기타’(4.7%)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질문 역시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계층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누군가는 여행이나 취미·문화 활동, 모임에 드는 비용을 줄였는데, 다른 이는 반찬을 줄이고 대중교통 대신 걷는 것을 택했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사실은 코로나19가 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쳤고, 계층 간 격차를 더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월 소득 700만 원 이상은 외식을 배달로 대체해 식비가 오히려 올랐다고 응답했지만, 월 소득 100만 원 미만 응답자는 42.2%가 식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절대적 빈곤마저 부활할 조짐을 보인다.

국제신문은 코로나19가 어떻게 차별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추적한다. 가장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시민을 만나 계층 간 격차 사례를 전달하고, 대응책도 모색한다.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사무국장은 “코로나19가 계층별 상이한 영향을 미친 만큼 대책 또한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특히 생존에 아주 밀접한 영역과 아닌 분야를 나누고 생존에 관한 한 우선 지원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소득 분위 중심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호걸 신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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