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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디바이드 보고서 <1> 부활하는 절대빈곤

“월 70만 원 벌던 수입 2만 원까지 줄어…고기반찬 끊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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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대 노인, 정부일자리 잃고 생활고
- 코로나 전 식비 100만 원서 절반 줄여
- 소득 감소 60대 이상 61%, 20대 31%
- 월 100만 원 미만 女 “수입 급감” 최다
- 고소득 30대 여행 대신 백화점 지출↑

코로나19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간을 공격했지만, 그것이 미친 사회·경제적 영향은 사람마다 달랐다. ‘코로나 전후 삶의 질 격차 분석’을 보면 특히 소득 부분은 나이가 많을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남성보다는 여성이 줄었다고 답한 비중이 높았다. 2일 국제신문 취재진은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다르게 받았던 이 두 계층에 속한 시민을 만나봤다.

■고기반찬 줄인 70대 할머니

2일 코로나19로 수입이 급감하고 갈 곳이 없어진 노인들이 부산 동래구 충렬사 앞 벤치에 모여 시간을 보내는 모습(사진 위). 상반되게 같은 날 오후 부산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지하 1층 분수광장 앞은 쇼핑객들로 붐비고 있다. 전민철 서정빈 기자
부산 부산진구 개금3동에서 남편(75)과 함께 사는 김월임(71) 씨는 코로나19 이후 수입이 급격하게 줄었다. 김 씨는 2019년부터 정부 지원 사업인 ‘노인 맞춤형 돌봄’으로 돈을 번다. 코로나19 전에는 일주일에 5일을 일했다. 하루 3시간씩 일해 월수입이 70만 원을 넘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나오지 마라”고 하는 날이 늘었다. 벌이는 들쑥날쑥해져 한 달에 2만 원을 못 벌 때도 있었다. 김 씨는 “지난달에는 확진자가 늘어 한 번도 일을 나가지 못했다. 남편은 뇌경색으로 몸이 불편해 벌이를 못 한다”고 말했다.

지출을 줄여야 했다. 그러나 병원비는 줄이지 못한다. 혈압과 관절염이 있어 매월 약을 타야 하고, 남편 의료비까지 매월 10만 원을 지출해야 한다. 김 씨는 대신 식비를 줄였다. 코로나19 전에는 월 100만 원은 식비에 썼는데 지금은 50만 원도 채 쓰지 못한다. 고기는 엄두를 못 낸다. 김 씨는 “물가가 올라 나물과 된장찌개로 밥을 먹는다. 제일 저렴한 콩나물은 매일같이 먹는다”고 털어놨다.

남편(71) 두 딸과 함께 사는 전봉희(65) 씨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금정구 한 공장에 다니는 남편은 과거 월 200만 원씩 벌어왔는데, 지금은 잔업이 없어 월수입이 150만 원이 안 될 때가 많다. 큰딸(26)도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해 집 소득 전반이 줄었다. 전 씨는 “보험료와 의료비 외 모든 지출을 아껴야 한다. 여행 취미 모임 관련 지출이 줄지 않은 것은 원래 거기에 쓰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줄이고 말고 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조동수(여·73) 씨도 “일하고 애 키우기 바빠 여행은 코로나19 이전에도 못 했다. 그래도 코로나 전에는 옷은 한 번씩 샀는데 지금은 그런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감염 우려해 여행 줄인 30대 직장인

부산 금융공기업에 다니는 최호민(가명·33) 씨는 월급이 전혀 줄지 않았다. 지출도 코로나19 전과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행 횟수가 줄면서 여행 비용이 가장 크게 줄었다. 예전에는 매년 일본 동남아 등 네 번 정도 해외여행을 갔는데 지금은 국내 여행으로 선회했다. 최 씨는 “제주도 물가가 비싸다고 하지만 외국만큼 비싸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모임도 주 2회에서 월 한두 번으로 급감했다. 타의로 줄인 것도 있지만 엄중한 사회 분위기에 스스로 모임을 줄인 영향이 크다. 주말마다 가던 야구장도 코로나19 이후 안 가게 됐다. 대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넷플릭스 등 콘텐츠 관련 소비가 늘었다. 식비는 전혀 줄지 않았다. 외식은 못 하게 됐지만 배달음식이 이를 대체했기 때문이다.

최 씨의 동료인 김철수(가명·36) 씨도 9000만 원 연봉 그대로다. 오히려 집에서 육아활동을 하면서 전체 소비는 더 늘었다. 김 씨는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데 장난감이나 놀이 교구 등을 사면서 지출이 더 늘었다. 커피 한 잔도 배달해 먹는 등 음식을 시켜 먹으면서 식비도 월 50만 원은 더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원 강모(37) 씨는 여행에서 아낀 여윳돈을 백화점에서 소비한다. 강 씨는 전체 여행 비용은 줄었지만, 다른 사람과 섞이지 않는 숙소를 찾다 보니 한 번 갈 때 돈을 더 많이 쓰게 됐다. 식비도 전에는 반찬만 사 먹어 매월 50만 원 정도 들었는데 지금은 매월 150만 원 정도 쓴다.

■코로나19로 양극화 더 심화

코로나19 이후 수입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극명하게 갈린 항목이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와 30대는 각각 31%, 40대는 46%, 50대는 55%, 60대 이상은 61%가 소득이 줄었다고 답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수입이 줄었다고 응답한 비중이 더 커졌다. 소득별 차이는 더 컸다. 가구 평균 월수입 1000만 원 이상과 700만~1000만 원은 각각 31.3%, 26.7%가 소득이 줄었다고 답했고, 수입이 적은 계층일수록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월수입 500만~700만 원 응답자는 38.4%, 300만~500만 원은 48.1%, 월수입 100만~300만 원은 56.2%가 수입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100만 원 미만은 77.8%가 줄었다고 답했다.

종합하면 수입이 줄었다고 가장 많이 응답한 계층은 월수입 100만 원 미만의 여성이었다. 반대로 수입이 줄지 않았다고 응답한 계층은 700만~1000만 원 남성이었으며, 이들은 20.8%만이 수입이 줄었다고 답했다.

부산시의회 이용형(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산은 원래 소득 300만~500만 원의 중위계층이 적은데 코로나19 장기화로 허리가 거의 없어져 버린 것 같다. 이 때문에 저소득과 고소득 사이의 양극화가 더욱 벌어졌다”고 진단하며 ”문제가 드러난 곳에 집중적으로 재정을 투입하고, 동시에 장기적으로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코로나 디바이드(Corona Divide)란?

코로나19 사태로 각종 사회 격차가 심화하는 현상. 코로나 여파가 각 국가와 계층에 따라 달리 오고, 경제·고용적 충격이 취약계층에 더욱 가중되는 현상을 말한다.

박호걸 신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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