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용역 발주 늦어져 조사 누락”
- 이달 재조사 뒤 공사 계획이지만
- 환경청 협의 수개월 소요될 수도
- 대저·장낙대교도 환경조사 차질
- 에코델타시티 주민 교통난 우려
2024년이면 끝날 것이라던 엄궁대교 건설이 부산시의 겨울 철새 조사 누락으로 장기간 지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낙대교와 대저대교 등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도로도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 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가 한동안 교통 기반 시설 부재로 입주민의 불편이 클 것으로 보인다.
 |
| 엄궁대교 조감도. 부산시 제공 |
시는 21일 엄궁대교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 겨울 철새 조사가 빠진 이유는 용역 발주가 계획보다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애초 시는 2019년 11월 엄궁대교 실시설계 입찰 참가 신청을 받았으나 참여 업체가 적어 유찰됐다. 시는 이듬해 4월 재공고를 낸 끝에 지난해 12월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했다. 시 관계자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실시설계 업체가 정해진 뒤에 별도의 업체를 구해 진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난 3월에나 환경평가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겨울 철새 조사 누락과 관련해서 시는 내년 4월까지 낙동강유역환경청과의 협의를 끝내고 실시설계를 재개할 예정이다. 내년 6월에 설계 경제성을 검토한 뒤 문화재 현상변경 협의와 도로 구역 결정을 마무리하고, 8월부터는 공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시는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24년 12월에는 엄궁대교 건설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의 바람과 달리 주변 상황이 녹록지 않다. 환경청은 시의 협의 요청을 받은 뒤 30일 이내(주말 제외)에 검토 결과를 전달해야 한다. 다만 보완책 검토와 기간 연장 등을 고려하면 협의가 끝나는 데 몇 개월이 추가로 소요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내년 겨울들어 철새 조사를 시작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시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바로 겨울 철새 조사를 추진 중이다. 바로 이번 달부터 조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 21일 연제구 부산시청 광장 앞에서 환경단체 회원들이 엄궁·장락·대저대교 건설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더 큰 문제는 엄궁대교 외 서부산 일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다른 도로들 역시 건설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강서구 생곡동에서 에코델타시티를 잇는 장낙대교(1.53㎞)는 문화재 현상 변경 심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2018년 9월 처음 심의를 신청했을 때는 철새 영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이유로 부결됐다. 지난 7월에 있었던 심의도 자연환경과 경관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부결됐다.
대저대교(8.24㎞)는 시민사회와 계속해서 갈등을 빚고 있다. 강서구 식만동~사상구 삼락동을 잇는 대저대교는 2019년 시가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허위 환경영향평가서를 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가시연 같은 멸종위기종이 살고 있는데도 생태계 조사에서는 누락되는 등 조사 방법이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의혹은 지난해 6월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해당 환경영향평가서 중 일부가 거짓으로 작성됐다고 최종 결론 내리면서 사실로 드러났다. 시와 시민사회는 환경영향평가 관련 공동재조사와 대안 노선 선정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대립하는 중이다.
도로 건설 차질은 교통대란 등 서부산 시민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에코델타시티는 이번 달부터 첫 입주가 시작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시 양금석 도로계획과장은 “이들 도로가 건설되지 않으면 에코델타시티는 육지 속의 섬으로 남는다. 차질 요인을 빠르게 해소해 완공이 늦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호걸 신심범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