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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그리고 부산 <5> 빅데이터·개인정보·프라이버시

빅데이터 알고리즘으로 사생활 통제…‘빅브라더’ 미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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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담 참석인

김충락 부산대 통계학과 교수

김용규 부산대 영문학과 교수

김석환 부산대 산학합력 석좌교수

- 넷플릭스 전 세계 고객 취향 분석
- ‘된다’ 예측한 오징어 게임에 투자
- 스마트폰·코로나 방역… 정보 노출
- 블록체인 활용한 개인 보호 절실

- 中 안면인식 기술로 시민 삶 관찰
- 공중화장실·비행기 이용 등 제어
- 인공지능이 인간 노예화 전망도
- 사회 민주적 통제 잊어선 안 돼

이번 주제 ‘빅데이터·개인정보·프라이버시’가 워낙 민감하고 흥미로운 영역이라 그랬을까. 대화는 한결 흥미진진했다. 지난달 22일 부산대 중앙도서관 1층 책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제신문·부산대 공동기획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그리고 부산’ 제5회 좌담을 중계한다.
지난달 미국 뉴욕 심장부인 타임스 스퀘어에 설치된 ‘오징어 게임’ 광고판(왼쪽).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을 만들기로 한 데도 빅데이터의 힘이 강력히 작용했다. 오른쪽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한 장면.
■구글 디지털 도서관

▷김석환 석좌교수=1988년 세계 시가총액 상위 20대 기업에는 일본 기업이 무려 16개 있었다. 지금 세계 시총 상위 20대 기업에 일본 기업은 하나도 없다. 올해 초 기준 상위 10대 기업 중 8곳은 빅데이터 기반 플랫폼 기업이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부산대 김충락(통계학과, 왼쪽부터) 교수, 김석환 석좌교수, 김용규(영문학과) 교수가 좌담하고 있다.
▷김용규 교수=영미 문화를 전공했고 문화외 혼종과 횡단 과정을 주로 연구했다. 현재 한국비평이론학회 회장이다. 빅데이터는 사회적 형식이 됐다. 미국 등에선 인문학 차원 빅데이터 연구가 활발하다. 한국은 아직 안 그렇다. ‘인류세’는 인간이 만든 환경에 의해 인간이 일종의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드는 특징이 있다. 빅데이터에 관해 더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 빅데이터의 상관성·몰시간성 등에 우선 주목한다.

▷김충락 교수=통계학 분야에서도, 의대 교수들과 함께 의학 통계 쪽으로 공동 연구를 많이 해왔다. 한국통계학회장을 지냈다. 빅데이터는 성격은 3V로 요약된다. 첫째 볼륨(Volume·양), 어마어마하다. 둘째 벨로시티(Velocity·속도), 셋째 버라이어티(Variety·다양성). 과거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것을 자료화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파일로 저장한다.

▷김용규=인간이 만들어냈지만 인간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 규모와 다양성은 인간 삶을 바꾸고 큰 영향을 준다. 구글이 1000만 권 넘는 책을 데이터화했고 이걸 구글 엔그램(Ngram) 뷰어로 들여다볼 수 있다. 해봤더니 우리가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흐름이 도출됐다. 빅데이터는 거부나 수용을 선택할 수 있는 그런 대상이 아니다.

▷김석환=구글 디지털 도서관은 대단한 프로젝트다. 요즘 고양이 개에게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해 잃어버렸을 때를 대비한다. 안면인식기술 발전이 놀랍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가입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회사다. 넷플릭스는 장르를 세밀하게는 7만6000개까지 분류한다. 그런 데이터 분석으로 ‘된다’고 어느 정도 예측했기에 ‘오징어 게임’에 투자했다. 스타벅스는 세계 3만 곳 매장에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데이터 기업이다. 대량 소비 시대는 갔고 개인 맞춤형 시대다. 매우 소중한 요소인 개인정보나 프라이버시는 어찌 될까.

■ 프라이버시? 거의 사라졌다

▷김충락=프라이버시는 이제 거의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폰과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이라면 전부 추적 가능하다. 이제 프라이버시는 거의 사라졌다.

▷김용규=동의한다. 지난 10년 새 개인·가족 생활을 노출하고 시청자는 그걸 흥미롭게 보는 TV 프로그램이 늘었다. 의학 정보는 개인의 중요하고 민감한 요소인데 국가의 자료가 돼 버린다. 이를 ‘생명 정치의 탄생’으로 표현한다. 프라이버시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지,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될 것 같다.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 초연결과 긴밀히 연결되니 (중요한 일을 하다 보면) 프라이버시 같은 다른 문제는 좀 희생해도 된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들 한다.

▷김석환=개인 맞춤형 방식이 빠르게 발전한다. 한국인이 미국에서 만든 광고 앱은 켜는 순간 0.001초 안에 내 데이터가 분석되고 맞춤형 광고가 뜬다. 그렇게 해서 하루 2000억 개 정도 광고를 집행한다. 일본 리크루트사는 사람을 분석해 기업에 데이터를 판다. 예컨대 ‘이 사람은 입사시켜도 오래 근무할 유형이 아닙니다’ 같은 판단 정보가 알고리즘에 의해 생산된다. 이건 정보의 바다일까, 알고리즘이 초래한 필터 버블에 따른 정보의 무인도인가?

▷김충락=2020년 8월부터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해 시행되면서 개인정보 보호 등에서 숨통은 텄다. 예컨대 민감한 개인 의료 정보는 데이터 퍼터베이션(perturbation)이라고, 자료를 교란화 할 수 있다. ‘57세 부산 거주’를 ‘경남 거주 50대’로 ‘교란’한다는 뜻이다. 알맞은 수준으로 교란해야 개인을 보호한다. 이 분야가 통계학에서는 아주 ‘핫’하다.

▷김용규=다른 말로 ‘비식별화’라고 표현한다. 이와 관련해 비식별화하는 권한이 데이터 주체(시민·개인)에게 주어지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다. 기껏 비식별화와 탈퇴 말고는 수단이 없다. 이건 너무 적다. 본격적으로 개선과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

■ 안면인식하면 휴지 줄게

▷김석환=코로나19 방역은 사실 국가가 우리(개인)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기업은 이전부터 이미 다 들여다보고 있었고. 여기서 기업이 과다하게 들여다보면 감시자본주의고, 국가가 그렇게 하면 디지털 레닌이즘이다. 이는 민주주의를 ‘부드럽게’ 무력화한다고도 표현한다. 세계가 이쪽으로 가는 것 아닌가 우려가 사실 든다. 이 논의를 더 활발히 했어야 한다. 균형을 맞추는 게 참 어렵다.

▷김충락=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2005년 낸 책(The Singularity is Near)에서 2045년에 ‘싱귤래러티’가 올 것으로 봤다. 싱귤래러티는 원래 수학 용어였다. 예를 들어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뛰어나서 갑과 을이 바뀌어버리는 시점, 인공지능이 인간을 컨트롤하고 인간은 노예처럼 되는 시점이다. 그것이 오는 속도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류는 결국 원자폭탄도 만들고 말았지 않나. 인간이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빅브라더의 등장 등에는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듯하다.

▷김용규=코로나 대응에서 한국 사회에서 개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측면, 집단주의의 저류가 많이 흐르는 현실을 보았다. 빅데이터·감시사회 등이 이런 경향과 만나면 어떤 일이 펼쳐질지 예측하고 대처할 때가 됐다. 캠브리지 애널리티카라는 회사가 페이스북 설문조사로 얻은 정보 수천만 건을 브렉시트 과정, 트럼프 대선 국면에 활용한 스캔들로 망했던 사례는 민주주의 조작 관련 이슈를 던졌다. 중국에선 디지털 감시를 강화하자 유괴 사건이나 범죄율이 크게 줄어 만족도가 높다는 보도도 있다.

▷김석환=스필버그 감독의 2002년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범죄를 저지를 우려를 계산·예측해 미리 체포한다. 중국이 그 길로 들어섰다는 분석이 있다. 중국에 6억 대 CC TV가 깔렸고, 중국은 안면인식기술이 극도로 발전했다. 이걸로 시민 삶을 관찰해 점수화한다. 점수가 높으면 금리도 깎아주는 등 혜택이 있고 점수가 낮으면 비행기 티켓 구매를 제한해 여행도 제대로 못 가게 하는 등 불이익을 준다. 중국 공중화장실에서는 CC TV 기기에 안면인식을 해야 화장지를 쓸 수 있게 해놓은 경우도 있다. 중국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 주목한다.

■ 블록체인과 디지털 신뢰

▷김충락=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나 NFT(대체불가능토큰) 등을 보면서 이런 방식으로 상당한 수준까지 보완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 경우 수학이 중요하다. 수학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이론적 배경이 되어줘야 한다. 역사를 돌아보면, 인류는 많은 문제에 잘 대처해왔다. 그런 점에서 나는 미래를 희망적으로 예측해본다.

▷김용규=학술논문을 포함한 수많은 종류의 데이터가 민간 영역에서 복잡하게 경쟁한다. 데이터 공유제 등으로 정비하는 발전 방향이 필요하다. (빅)데이터로 인간을 분석·파악할 순 있겠지만 (빅)데이터 자체가 인간인 건 아니다. 둘 사이의 조화를 모색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김석환=‘공유’를 가능케 하는 블록체인 기술에서 가능성을 본다. 그래도 알고리즘 관련 ‘디지털 신뢰’ 문제(알고리즘 자체에 개발하는 측의 특정 이익이 반영된다면 이걸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는 여전히 남는다. 사회 전체의 민주적 통제 중요성을 절대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조봉권 기획에디터 겸 기획탐사부장 bgjoe@kookje.co.kr

※공동기획 : 부산대학교·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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